[시드니에서 만난사람]호주에 양궁 첫 金 안겨준 이기식감독

입력 2000-09-21 11:47수정 2009-09-22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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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이 열린 올림픽파크 양궁장에 한국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결승전을 가슴졸이며 지켜보는 한 한국인이 있었다. 주인공은 호주대표팀을 맡고 있는 이기식감독(43).

그는 애제자 인 사이먼 페어웨더가 우승을 확정짓자 감격어린 표정으로 사이먼을 힘껏 껴안았다.호주 스포츠사상 양궁에서 따낸 첫 금메달이 한국인에 의해 결실을 본 순간이었다.

사이먼은 자신을 세계 최고의 선수로 키워준 이감독에게 연신 댕큐 를 연발하며 스승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호주 팬들은 나란히 맞잡은 손을 번쩍 치켜든 이감독과 페어웨더에게 열광적인 기립박수를 보냈다.

양궁 불모지 나 다름없는 호주에 이감독이 부임한 것은 97년 7월.81년부터 한국대표 코치로 활약했고 91년부터 96년까지는 대표 감독을 맡는 등 명성을 날린 이감독은 새로운 도전정신으로 호주대표팀을 맡았다.

그리고 3년.처음엔 우여곡절도 많았다. 자유분방한 호주선수들은 예의도 없고 제대로 훈련을 소화하려는 의지도 없었다. 하지만 이감독의 정성이 선수들에게도 전달됐는지 하나둘씩 뭔가 배우려는 자세가 보였다.특히 이날 개인전 우승을 따낸 사이먼은 호주 선수들 가운데 가장 진지하고 성실한 훈련태도를 보였던 선수.

오랜 고생 끝에 보람을 찾은 이감독은 "한국대표 감독으로 금메달을 딸때와는 전혀 색다른 느낌이었다"며 "결승에 오를때까지 한국선수를 한명도 만나지 않는 운이 따랐다"며 활짝 웃었다.

<시드니=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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