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자사주 소각하는 기업을 주목하라"

  • 입력 2000년 9월 20일 16시 05분


"자사주를 소각하는 종목을 주시하라"

기아차가 20일 자사주 8000만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자사주 소각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내수 및 수출 호조로 사상 최대규모인 5125억원의 경상이익 실현이 예상되는 등 경영실적이 호전됐는데도 주식수가 많아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는다는 판단에 따라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말에서 알수 있듯 자사주를 매입해 이를 소각하려는 이유는 유통물량을 줄여 수급을 안정케 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것이다.

현대투신 김성수 펀드매니저는 "자사주소각을 단순히 물리적인 행위만으로 보면 단견"이라며 "해당기업이 주주이익을 최우선으로 설정하고 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될 경우 주가상승에 강한 촉매역할로 작용할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가 소각 결의한 자사주 8000만주는 총 발행주식 4억5000만주의 18% 규모지만 실제로 시중에 유통되는 물량의 50%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클것으로 분석된다.

이와관련 최근 자사주 소각이 관심사항으로 부각되는 곳이 바로 증권주다.

서울증권이 오는 22일 보유중인 자사주 365만주(10%)를 소각키로 했다.

자연히 정관상으로 자사주소각이 가능한 증권사들도 주가관리를 위해 자사주 소각을 추진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이에대해 "이번 서울증권의 자사주소각으로 발행주식 총수는 3651만주에서 3286만주로 줄어든다"며 "유통가능 주식수가 감소해 장기적으로 서울증권의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자사 정관에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는 증권사는 서울증권 외에도 LG증권,삼성증권, 한빛증권, 신영증권등이다.

LG증권은 보통주 323만2968만주(2.65%), 우선주 100만주(5.03%)를 각각 보유하고 있고 이중 20%를 소각할 수 있도

록 정관에 정하고 있다.

신영증권도 보통주 152만1353주(16.21%), 우선주 281만810(39.85%) 를 자사주로 보유중이며 이중 30%를 소각할 수 있다.

한국투신 펀드매니저는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을 자사주로 매입해 소각할 경우에도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한다는 보장은 없다"라며 "그러나 시장이 반등국면에 접할 경우 회사차원의 주가부양의지를 가지고 있는 업체의 주가가 당연히 탄력을 받을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원<동아닷컴 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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