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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9월 5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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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이 7월말 국내 처음 선보인 빅맨부동산투자신탁 1호가 첫날 매진된데 이어 4일 판매한 2,3,4호도 2∼3분에 모두 매진됐다. 은행측은 1"800여명이 청약했으나 청약순위에 따라 580여명에만 판매됐다" 고 밝혔다.
국민은행측은 이같은 '인기몰이'에 대해 수익성과 안정성으로 설명한다.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부동 자금이 그나마 마땅한 투자처를 찾았다는 것.
▼부동산투자신탁이 뭐길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부동산 관련 자산에 투자한 뒤 수익금을 돌려주는 신탁 상품의 일종.
부동산을 매입해 개발 임대사업을 하거나, 부동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부동산 담보증권(MBS) 등에 투자한 뒤 만기가 되면 펀드를 청산해 배당한다.
국민은행 부동산신탁팀 한경수팀장은 "신탁상품이어서 원금보장형은 아니지만 투자자에 정기예금 금리보다 연 4∼5% 높은 연 11∼12%의 수익률을 줄 수 있도록 투자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동산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고객에 일정수준의 원리금을 돌려줄 수 있도록 초기 목표 수익률을 70%로 보수적 으로 잡는 등 리스크를 피할 방법도 마련했다는 것.
국민은행측은 매달 한 건 정도의 부동산투자신탁상품을 판매할 예정. 신한 하나 주택 등 일부 은행권에서도 부동산투자신탁팀을 꾸려 준비중이지만 아직까지는 적정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는 어떻게
부동산투자신탁의 전문가들은 "내년 중 부동산 뮤추얼펀드(REITs)’ 제도가 도입되면 부동산에 금융이 결합된 상품은 봇물을 이룰 것" 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부동산투자신탁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 는 아니다. 아직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확보한 투자물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 S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투자신탁의 투자가 대부분 대출로 이뤄지고 있다" 며 "건전한 기업의 경우 대출금리가 낮고 수익률은 낮아질 것" 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부동산개발의 사업성과 수익성을 정확히 파악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자산관리회사 코리츠의 김우진대표는 투자자는 "무엇보다 펀드가 운용될 부동산의 장래 사업성과 시공사의 건전성을 고려해야한다" 고 강조한다. 만일 부동산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중도금 계약금 등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을 경우 목표 수익률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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