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부, 제일銀에 공적자금 3조5천억 또 투입

  • 입력 2000년 8월 16일 16시 17분


제일은행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 규모가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불어나고 있다. 제일은행의 부실 정리 등을 위해 이미 공적자금 12조3000억원을 투입한 정부가 다음달 15일까지 이 은행의 부실여신 3조5000억원 어치를 추가로 사주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예금보험공사는 16일 미국 뉴브리지 캐피털에 인수된 제일은행이 6월말 기준 부실여신을 3조5315억원으로 분류, 이에 대한 대손충당금 2조6624억원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99년말 제일은행을 뉴브리지에 매각하면서 향후 2년간 발생하는 부실여신(워크아웃 여신은 3년간)에 대해 대손충당금 적립액을 지원하거나 부실여신을 되사주는 풋백(Put-back) 옵션을 적용키로 합의한 바 있다.

제일은행측은 대우관련 여신의 부실이 증가한데다 미래상환 능력을 감안한 신자산건전성 분류기준(FLC)에 따라 충당금 적립액이 늘어났다 며 풋백옵션을 발동했다. 제일은행측이 제시한 부실여신액은 △대우 2조127억원 △비대우 워크아웃 9283억원 △화의 및 법정관리 2936억원 △FLC 적용 등 기타 2969억원 등이다.

재정경제부와 예금보험공사는 이들 여신을 제일은행에 남겨놓은채 여신액의 75%에 이르는 대손충당금을 지원하는 것보다는 자금부담이 늘더라도 아예 부실여신을 모두 사들이는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제일은행에 들어가는 돈은 3조5000억원대에 이를 전망. 지금까지 제일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 12조3000억원을 합할 경우 15조8000억원으로 불어나며 2002년말까지의 추가 예상액 1조5000억원까지 계산하면 모두 17조3000억원이나 된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한전주식을 담보로 하는 교환사채(EB) 발행으로 1조3000억원을 조달할 경우 이번에 실제로 투입되는 금액은 2조2000억원"이라며 "따라서 부실채권 매각등을 통해 이미 회수한 4조5000억을 빼면 9월까지 순투입액은 10조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시 제일은행을 단돈 5000억원에 뉴브리지로 팔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물론 있었지만 이처럼 공적자금 투입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경우 헐값매각 논란이 거세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제일은행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 내용

(단위:조원)

투 입

출자5.7
부실채권 매입2.8
자산 매입 등3.8
투입액 계12.3

회 수

자본금잉여액 회수1.5
뉴브리지 주식매각0.5
부실채권 회수2.2
매입자산 매각0.3
회수액 계4.5
투입액-회수액7.8
풋백옵션에 따른 추가투입2.7∼3.5
공적자금 총액10.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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