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롯데 "용병 만세"…잠실4연패 탈출

  • 입력 2000년 8월 11일 23시 10분


‘위기 뒤엔 기회가 오는 법.’

롯데가 용병선수의 몸을 날리는 호수비 하나로 자칫 뒤집힐 뻔한 경기에서 승리를 일궈냈다.

11일 잠실에서 벌어진 롯데와 두산의 시즌 13차전에서 롯데가 6―4로 승리를 거두고 잠실전 4연패에서 벗어났다.

롯데가 3―2로 위태로운 1점 리드를 지키던 6회말 두산의 공격.

최근 타격감각이 흐트러졌던 우즈가 모처럼 오른쪽 안타를 터뜨린 1사 1루 상황에서 이전 2타석에서 연속 안타를 때려낸 심정수가 타석에 들어섰다. 시즌 26호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그이기에 제대로 맞는 한방이면 당장 경기가 뒤집힐 상황.

그러나 심정수가 마음먹고 때려낸 공은 오른쪽 파울라인 쪽으로 길게 날아갔고 이를 롯데 용병 우익수 화이트가 전력 질주해 몸을 강하게 펜스에 부딪히면서 잡아냈다.

부상한 줄 알고 관중석에서 웅성거릴 때 화이트는 공을 손에 들고 툴툴 털며 일어났다. 상대팀인 두산 응원단에서도 기립박수가 나왔을 정도로 투혼의 진면목을 보여준 것.

이 호수비로 기가 산 롯데는 다음 공격인 7회초 4안타를 쏟아냈고 두산은 허둥대며 투수 폭투와 내야수 실책이 거푸 나왔다.

롯데는 선두타자 김민재의 오른쪽 안타에 이은 희생번트, 폭투, 안타를 묶어 1점을 추가한 뒤 계속된 1사 1루의 득점기회에서 김응국의 안타와 상대 2루수 실책, 마해영의 안타로 2점을 더 보태 6―2로 점수차를 더 벌렸다.

롯데의 또 다른 용병 기론은 7이닝 동안 8안타를 내주며 4실점으로 막아 두자릿수 승수도전 3경기 만에 10승(5패)고지에 올라섰다.

인천에서 벌어진 SK와 LG의 경기에선 SK가 9회말 상대 수비수의 주루방해로 귀중한 1점을 보태 10―9로 승리했다. 경기 내내 앞서나가던 SK는 9회초 LG 스미스에게 3점포를 허용해 9―9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SK는 9회말 2사 1, 2루에서 양용모의 3루앞 내야안타 때 LG 3루수 송구홍이 3루를 돌던 2루주자 박계원과 부딪쳐 주루방해가 인정돼 박계원이 홈을 밟는 행운으로 승리를 거뒀다.

수원에서 열린 현대―한화전에선 8회말 박종호의 좌월 2루타로 2점을 보탠 현대가 5―3으로 승리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정민태는 8이닝 동안 7안타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돼 시즌 13승으로 팀동료 김수경(14승)에 이어 다승 단독 2위에 올랐다. 마무리 위재영도 세이브를 추가해 35세이브포인트(SP)로 구원 1위 진필중(36SP·두산)에 1SP차로 따라붙었다.

한편 이날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해태―삼성전은 비가 내려 14일로 연기됐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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