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이야기]부녀회기금 놓고 주민들-구청 마찰

  • 입력 2000년 8월 6일 19시 17분


아파트 주부들이 알뜰 시장 운영 등으로 자발적으로 모은 부녀회기금을 둘러싸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 아파트단지에서는 요즘 구에서 부녀회기금을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감독할 수 있는 회계장부 상의 ‘특별수선충당금’으로 적립할 것을 권고하자 부녀회가 이에 반발, 입주자대표회의와 마찰을 빚고 있다. 부녀회는 자신이 모은 돈을 다른 기구의 간섭 없이 스스로 사용처를 결정해 쓰고 싶은 것.

부녀회기금은 주로 재활용품 판매비, 단지내 광고부착료, 알뜰시장 장소 대여료 등 잡수입으로 조성된다.

2000여가구가 입주해 있는 노원구 중계동 J아파트는 이 기금으로 단지내 42대의 승강기 내부시설을 완전히 교체해 분위기를 바꿨다. 도색하지 않아도 반영구적으로 밝은 빛을 내는 소재로 바꾸면서 4000여만원을 들였다. ‘승강기 사업’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드는 바람에 외상공사를 하게 됐고 부녀회원들은 바자, 농협쌀판매 등 자체 수익사업을 통해 2년간 부채를 갚아왔다.

분당 신도시내 시범단지에는 아름다운 화단과 벚나무길이 조성되고 있다. 이 곳의 4개 아파트단지 부녀회는 주로 쓰레기재활용 수익금을 푼푼이 모아 운치와 향기가 깃든 아파트 단지로 단장하고 있는 것. 부녀회는 입주자대표회의나 구청의 간섭 없이도 부녀회기금을 잘 운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희제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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