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인간이 없던 자연은 총천연색 세상이었죠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27일 01시 40분


◇바다 안 물고기에게 하늘 안 새에게 숲 안 동물에게 그리고 인간에게/전미화 지음/52쪽·3만 원·보림


지구의 역사가 사람의 키라고 치면 인류가 존재한 시간은 손톱 끝 정도는 되려나. 그 나머지 시간은 “그 모든 바다에는 물고기가 헤엄치고”, “그 모든 하늘에는 새가 날고”, “그 모든 숲은 동물의 시간이고 식물의 날들이다”. 바다와 하늘과 숲은 보아주는 인간이 없어도 스스로 끝없이 반짝이고, 더없이 청명하고, 짙은 초록이었다.

그러나 작고 연약한 존재였던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게 되면서 물고기와 새와 동물은 원래 있던 자리에서 쫓겨나게 된다.

거친 먹선의 터치가 강렬한 그림책이다. 보통의 그림책보다 세로로 약간 긴 250X375mm 판형의 책을 펼치면 양쪽으로 그림 하나가 꽉 차게 담겼는데, 자연의 역동성과 생명력을 보여주는 천연색으로 칠해져 선명한 이미지를 남긴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인간의 득세와 함께 그림은 이내 무채색으로 바뀐다. 마침내 바다와 하늘과 숲은 검은 모래만을 뿜고, 세상은 파국을 맞는다. 다른 생명이 사라진 가운데 환경을 파괴한 인간은 홀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글을 최소화했지만, 그림 하나하나가 직관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힘이 커 독자에게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자연#인간#환경파괴#그림책#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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