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건교부 일산-분당∼서울 버스전용선 확대추진

  • 입력 2000년 8월 1일 18시 39분


출퇴근 시간마다 교통 전쟁을 치러야 하는 경기 용인 수지와 분당, 일산 주민들…. 정부는 수도권과 서울 사이의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이 지역과 서울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에 버스전용차로를 대폭 확대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와 경찰청, 자가용 이용 주민들은 교통혼잡만 가중시킨다며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건설교통부가 버스전용차로 확대를 추진하는 구간은 경부고속도로 판교∼서초구간과 분당∼판교 IC, 일산∼마포, 성남시 남한산성∼복정4거리 구간 등이다.

건설교통부는 최근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용인 서북부 지역과 분당 주민들의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경부고속도로 판교∼서초구간의 버스전용차로제를 평일 출퇴근시간에도 적용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 구간은 현재 토요일 낮 12시에서 일요일 오후 9시까지 버스전용차로제가 운영되고 있으나 이를 평일에도 실시하겠다는 것. 건교부는 이를 위해 교통개발연구원에 연구를 의뢰, 이 달 말 결과가 나오는 대로 경찰청과 협의해 버스전용차로 시간을 확대할 방침이다.

건교부 운수정책과 김광재과장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용인 서북부 지역 주민들이 마땅한 버스노선이 없어 주로 자가용을 이용하기 때문에 서울로 진입하는 도로가 점점 막히고 있다”며 “해결책은 버스노선을 늘리고 버스전용차로제를 실시해 대중교통수단을 활성화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건교부는 또한 분당∼판교IC구간에도 버스전용차로제를 실시하기 위해 경기도와 협의에 들어갔다. 이 구간은 출근시간대인 오전 8시 전후 1.5Km 구간이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체증이 극심한 곳으로 이곳을 통과하는 데만 10∼20분씩 소요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버스이용 시민과 승용차 이용시민들의 반응은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직행좌석버스를 이용해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김원홍씨(37·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솔마을)는 “버스전용차로제가 도입되면 출퇴근시간을 10여분 줄일 수 있다”며 “크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반면 승용차 이용자인 정수현씨(47·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청솔마을)는 “가뜩이나 막히는 도로에 1개 차로를 차단하면 승용차 이용자는 어떻게 출퇴근하느냐”며 “판교톨게이트에서 시범시행 중인 하이패스제도가 완전 도입된 이후에나 버스전용차로제를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속도로 관리자인 경찰청도 평일에 버스전용차로제를 시행할 경우 차선을 바꾸는 버스들로 인해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늘어난 버스들이 서초동이나 양재동 지역에서 회차할 경우 근처의 교통혼잡이 극심해진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건교부는 일산∼마포의 자유로 구간, 성남시 남한산성 입구∼복정4거리 등 상습 정체가 빚어지는 수도권 지역 전반에 버스전용차로제를 확대할 방침으로 경기도와 구간을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 최진석 대중교통담당은 “일산 자유로의 경우 노선 버스가 많지 않아 현재로선 출퇴근 시간대에 버스전용차로제를 시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지금 시행하면 오히려 1개 차로를 막는 꼴이 돼 체증만 부채질할 우려가 높은 만큼 버스노선이 많아지고 여건이 성숙된 후 시행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신연수·남경현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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