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5시]전창/툭하면 바꾸는 수영연맹

  • 입력 2000년 7월 24일 18시 47분


한국수영의 표류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육상과 더불어 올림픽경기대회 메달박스인 수영은 우리에겐 뼈아픈 취약종목. 32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지만 한국은 여지껏 8명이 겨루는 결선(A파이널)에도 한번 올라가지 못했다.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수영연맹이 내세운 목표는 결선진출. 하지만 올림픽을 50여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아무래도 ‘꿈’을 접어야할 것 같다.

대한수영연맹은 올림픽 ‘예비고사’격인 아산기수영대회에서 대표선수들의 기록이 부진하자 22일 오창균 경영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무론 성적이 나쁘면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한 일.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걱정되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대한수영연맹은 지난 5월에도 올림픽기준기록대회인 동아대회 성적부진 등을 이유로 들어 감독포함 4명의 지도자 중 코치 2명을 경질했었다. 결국 4명의 대표팀 지도자 중 6개월 넘게 선수들을 지켜본 지도자는 단 한명 뿐.

수영은 코치의 영향력이 큰 종목중의 하나. 코치가 선수와 오랫동안 호흡을 같이 해야 선수의 심리상태나 자세를 바르게 고쳐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도자의 빈번한 교체는 선수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훈련에도 일관성이 있을 수 없다. 더구나 여성코치 한명도 없는 상황에서 감성이 예민한 여중고생 선수들의 심리적 고통은 엄청나다.

지도자 경질을 ‘식은죽 먹듯’하는 연맹의 행태가 오히려 경기력 향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차리리 이럴 바에는 선수들을 소속팀이나 개인코치에게 보내 일관성있게 연습시키는 것이 한국수영의 ‘꿈’을 앞당기는 길인 듯 싶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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