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올스타전]15회혈투 무승부…우즈 홈런1위

  • 입력 2000년 7월 21일 23시 32분


자랑스러운 아버지와 피보다 진한 동료애가 뜨거운 감동을 던졌다.

85년 이후 처음으로 2경기를 치르는 2000프로야구 올스타전. 데뷔 5년 만에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선발 출장한 매직리그의 송지만(27·한화)은 2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1회 동점 솔로, 8회 동점 투런, 연장 10회 추격의 불길을 댕기는 솔로홈런을 날려 전반기 이승엽(삼성)과 함께 홈런 공동선두(27개)를 달리고 있는 질풍 같은 타격 상승세를 이어갔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송지만이 첫아들을 낳은 날. 타향에서나마 아내 김선아씨에게 최고의 득남 선물을 안긴 셈이다. 올스타전에서 한 선수가 홈런 3개를 날리기는 프로 원년인 82년 광주 2차전에서 롯데 김용철(현 현대코치) 이후 두번째.

최근 자신의 숨겨둔 아들 종원군(4)을 공개해 격려의 박수를 받았던 드림리그의 심정수(25·두산)도 홈런 레이스 결승에서 팀동료 우즈에게 2―9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곧 이은 경기 7회에서 영양가 있는 역전 2점홈런을 날렸다.

5회, 9회, 11회에도 연속 안타를 날려 7타수 4안타 2타점의 맹타.

이와 함께 8개 구단 감독과 40명의 올스타 선수 전원은 1, 2차전 승리팀 상금 각 1000만원 등 모두 2550만원을 4월18일 LG와의 잠실경기 중 쓰러져 3개월여 동안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롯데 포수 임수혁(31)에게 전달하기로 현장에서 뜻을 모았다.

승부는 ‘별들의 잔치’답게 홈런 6개를 비롯, 장단 27안타가 터진 불꽃 타격전.

시즌 홈런 2개에 불과한 전형적인 교타자 정수근(두산)이 1회초 선제 솔로홈런으로 불을 질렀고 드림리그가 연장 10회초 김한수(삼성)의 2타점 적시타로 6―4로 앞섰지만 매직리그는 10회말 2사후 송지만과 양준혁(LG)이 랑데부홈런을 날리며 승부를 되돌려 놓았다.

결국 1차전은 사상 최초로 연장 15회 접전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우수타자상은 6타수 3안타 4타점의 송지만이, 우수투수상은 4이닝 퍼펙트의 오봉옥(해태)이, 감투상은 3이닝 1안타 무실점의 이승호(SK)가 차지했다.

감독의 홈런 레이스가 곁들여지는 2차전은 23일 오후 2시 제주구장에서 열린다.

<마산〓장환수·김상수기자>zangpabo@donga.com

▼올스타전 이모저모▼

○…‘최고타자 정민태와 최고투수 이승엽?’

현대 투수 정민태가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 참가해 눈길. 그는 당초 홈런레이스 참가자 명단에 없었으나 팬서비스를 위해 ‘자원’한 것. “상금 100만원을 먹겠다”며 익살을 부린 정민태는 경기전 이승엽(삼성)을 배팅볼 투수로 내세워 열심히 타격훈련을 한 뒤 정식 홈런레이스에서 6번째 타자로 나서 좌측담장을 넘기는 홈런 한 개를 쳐내 관중들의 열광적인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올스타 홈런킹이었던 현대 박재홍이 올해 홈런레이스에선 단 한 개의 홈런도 쳐내지 못해 스타일을 구겼다. 11명의 참가자 가운데 1경기 4홈런의 주인공 박경완(현대)과 거포 양준혁(LG) 송지만(한화)도 무홈런에 그쳐 아쉬움. 홈런왕 이승엽(삼성)은 3개의 홈런을 때려내 체면치레.

○…“내가 나가도 되겠다.” 국내의 대표적인 ‘소총타자’인 두산 정수근이 올스타전에서 첫 홈런을 기록하는 ‘이변’을 연출. 경기전 홈런레이스에서 내로라하는 거포들이 신통치 않은 타격을 보이자 더그아웃에서 ‘야유’를 보냈던 정수근은 1회 김용수(LG)를 상대로 우월 1점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들에게 “봤지?”하며 싱글벙글. 그는 홈런을 친 뒤 홈플레이트에서 두산 우즈가 즐겨하는 특유의 하늘보고 입맞추는 홈런제스처를 따라해 관중들의 웃음을 유도.

○…홈런레이스 결승전에서 9개의 대포를 쏴 올해의 올스타 홈런왕으로 뽑힌 두산 우즈(사진)는 “상금 100만원을 아내(셰릴)와 함께 제주도에서 쓰겠다”며 웃음. 그는 “홈런타자들이 즐비한데 내가 뽑혀 기쁘고 열성적으로 성원해준 마산 팬들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별들의 잔치’가 벌어진 마산구장은 올스타전 열기가 가득. 이날 구장에 모인 1만5000여명의 팬들은 파도타기 응원 등 열광적인 성원을 보내며 최고선수들의 플레이를 한껏 즐기는 모습. 특히 홈팀인 롯데 마해영과 박정태가 타석에 설 때는 운동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을 질러대기도.

<마산〓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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