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상 최대의 거래량…'단기조정' 불가피

  • 입력 2000년 7월 11일 18시 59분


‘사상 최대의 거래량이 시장 분위기와 장세 전망을 확 바꿔놓았다.’

국내증시 전문가들은 11일의 주가하락을 통상의 주가하락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였다. 거래량이 8억4311만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거래량이 이 정도로 많지만 않았어도 ‘예견된 숨고르기장세’로 풀이하는 이들이 많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지수는 7월 4일 하루를 빼놓고 10일 연속 상승해와 ‘피로가 누적돼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단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증권 박효진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거래량이 상투를 찍고 최근 장세를 지탱해온 삼성전자와 금융주가 동시에 빠져 당분간 지수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전체적으로 지수관련주의 경우 큰 폭의 조정은 피할 것으로 보여 지수는 820선 근처에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증권 류용석 선임연구원도 “예탁금 회전율이 70% 이상으로 과도한 편이며 미수금도 8000억원 가량으로 늘어나 쉬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정 이후의 장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도권을 확실히 다지기 직전에 하락한 증권 은행주가 다시 한번 주도권 확보를 노릴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장세는 여전히 자금시장 여건과 금융구조조정 진행과정에 의해 크게 좌우될 것이기 때문에 시장 분위기가 은행 증권주의 가격 흐름에 일차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종목별 순환매기장세의 출현시기도 덩달아 늦춰질 것으로 예상됐다.

대우증권 이종우연구위원은 “주도주로 떠올랐던 증권 은행주에서 매매공방이 충분히 전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이 꺾였다”면서 “종목장세는 단기조정 후에 금융주 주도 장세가 충분히 펼쳐지고 난 뒤에 기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하지만 “출현시기는 늦춰질 것이지만 투자자들이 은행 증권주를 비롯한 일부 저가소외주에서 300∼400%의 수익률을 거두는 것을 목격한 이상 종목별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잠재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종목별장세에서는 매기가 빠른 속도로 종목별로 순환하기 때문에 큰 시세를 내는 종목을 그때그때 따라잡기가 어렵다고 설명한다.

개인투자자들로서는 종목장세를 대응하려면 평소부터 거래량 변화를 눈여겨 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즉 거래량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직전 주가가 강세로 전환하는 종목을 선별투자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설명.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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