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평등부부상' 받은 정동년-이명자씨

  • 입력 2000년 7월 6일 21시 51분


“남녀 평등사회는 가정에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한쪽만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런 부부상이 아닙니다.”

6일 광주YWCA로부터 제2회 평등부부상을 수상한 정동년(鄭東年·57·광주 남구청장) 이명자(李明子·50·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회장)씨 부부.

평등부부상은 광주YWCA가 가사노동이나 자녀교육 등 가정에서 남녀평등의 삶을 실천한 부부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지난해 제정됐다.

올해로 결혼 27년째를 맞는 정씨 부부는 민주화를 위해 반평생을 바쳐 ‘투사 부부’로 불린다.

정씨는 80년 5·18 당시 학생운동을 주도하다 구속돼 대법원에서 사형 확정판결을 받고 2년 8개월동안 옥살이를 하다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광주의 대표적인 재야인사.

이씨 또한 88년부터 7년간 온갖 탄압을 받으면서 재야단체의 ‘대모’격인 광주전남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를 이끌어왔다.

“시위나 농성 등으로 집안을 돌볼 수 없었을 때 남편의 역할이 컸습니다. 아이들에게 어머니를 이해하도록 배려해주고 자녀교육에도 열성을 쏟아준 남편이 고마울 뿐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31평 아파트 등 모든 재산을 부부 공동명의로 하고 있다는 이씨는 “인권과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살다보니 무엇보다 가정에서 먼저 남녀평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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