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용득금융노조위원장 "정책실패 인정하면 파업 연기"

  • 입력 2000년 7월 6일 19시 38분


이용득(李龍得)금융노조위원장은 “정부가 7일 협상에서 관치금융에 따른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대안을 내놓는다면 총파업을 연기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오늘 정부측과 의견 조율이 있었나.

“정부가 물밑교섭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한번도 응하지 않았다.”

―노조가 그동안 금융지주회사 연기에서 관치금융 철폐로 바뀌는 분위기인데….

“아니다. 처음부터 우리가 주장한 것은 관치금융 철폐다. 대내적으로는 금융지주회사법 제정 연기를 내걸었지만 결국 이것도 관치금융과 연결되어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줄곧 관치금융 철폐를 주장해왔다.”

―정부가 금융지주회사법과 관련해 변화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말장난하는 것을 믿을 수 없다. 미국은 BIS비율 10% 이상의 은행만 금융지주회사를 세울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우리는 부실은행을 정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융지주회사법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도입취지가 전혀 다르다. 우리의 금융지주회사법 도입은 실패한 정책을 무마하기 위한 방편에 불과할 뿐이다. 정부는 1차금융구조조정에서 실패한 정책을 또다시 쓰려 하고 있다. 실패한 정책이란 대형화해서 공적자금 투입한 뒤 대외신인도를 높이려는 것이다.”

―내일 협상에서 정부가 뭘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나.

“그동안 관치금융을 하지도 않았고 앞으로 할 필요도 없다고 얘기한 사람들에게서 무엇을 기대하겠느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대화가 가능하지 이렇게 인식 차가 나는데 어떻게 얘기가 되겠느냐. 큰 기대를 않고 있다.”

―그래도 협상에서 얻을 것이 있을 텐데….

“정부가 우리 요구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자리가 걸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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