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Metro]뉴욕시 사고뭉치 '애플투어버스' 재운행

  • 입력 2000년 7월 3일 19시 01분


뉴욕시 명물 애플투어버스 다시 등장

‘사고뭉치’로 알려진 뉴욕시의 명물 ‘애플투어버스’가 맨해튼 거리에 다시 모습을 나타냈다.

뉴욕타임스는 5월말 맨해튼 한복판에서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지 4주 만인 2일 운행을 재개한 이 버스 때문에 뉴욕시가 다시 술렁거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2층 구조에 빨간색 몸체를 하고 시내 명소를 순회하면서 관광객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온 뉴욕 애플 투어버스. 그러나 지난 9년 동안 수백 건에 이르는 교통법규 위반과 사고로 뉴욕 시의 골칫거리로 인식돼 왔다.

특히 5월 22일 9번가에서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사고 때문에 뉴욕 시민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지적과 함께 무자격 버스기사가 운전을 한다는 시민의 비난이 쏟아졌다.

뉴욕시와 조지 E 파타키 주지사는 5월31일 버스회사에 운행 중지 명령을 내리고 사업면허를 박탈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왔다.

버스회사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지난달 14일 주법정에 이의를 제기, 운행중지 명령을 철회하는 판결을 얻어냈다. 뉴욕시와 주정부는 즉각 항소했으나 지난달 25일 주법정의 기각으로 버스운행이 재개된 것.

그러나 이미 ‘인심을 잃은’ 버스에 대한 시민의 비난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타임스 스퀘어 등 뉴욕 주요 명소의 관광안내소에서는 애플 투어버스의 광고전단을 거두어들이기 시작했고 일부 시민단체는 ‘버스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내용의 전단을 관광객에게 나누어 줄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9번가에 살고 있는 존 피셔(45)는 버스운행을 재개한 것을 보고 크게 실망했다며 “조만간 이 버스가 우리 건강에 얼마나 치명적인 해를 끼칠지 분명히 알게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반면 애플 투어버스에 대한 외국인 관광객의 인기는 여전히 높다.

영국에서 온 관광객 존 애버리(62)는 “우린 모든 것을 보길 원한다.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 뉴욕시의 광경을 볼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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