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코엑스몰에 가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쇼핑몰’인 이 곳은 주말 하루 평균 30만명이 몰려들어 평균 300억원 (추정치) 이상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면서 웬만한 지방도시를 능가하는 경제규모를 자랑한다.
이 곳은 또 문화적으로도 10대, 20대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밀레니엄의 새 문화 도시가 되고 있다. 대규모 영화관과 PC방 등이 몰려 있는데다 젊은이 취향의 패션가게와 카페, 레스토랑들이 줄지어 있어 이들이 모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기 때문. 70년∼90년대에 걸쳐 문화명소였던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앞, 강남구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 이어 2000년대의 새 문화 명소로 젊은이들 사이에 떠오르고 있다.
▼잠실 축구장의 14배▼
▽코엑스몰은 거대한 지하도시〓코엑스몰은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인근 11개 대형 건물의 지하를 관통하는 하나의 거대도시. 3만6000평으로 잠실 축구장의 14배가 넘는 크기에 입점매장도 282개나 된다. 삼성역과 지하로 연결된 ‘밀레니엄 플라자’에서 반대편 끝 ‘아쿠아리움’까지는 걷는 데만 20여분이 걸릴 정도. 인테리어도 볼거리. “돈으로 발랐다”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올 정도다. 미국 최대 인테리어 설계전문회사인 RTKL이 3년간 1400억원이나 쏟아부었다.
▽코엑스몰 여행〓코엑스몰의 기본 테마는 ‘물의 흐름’. 강의 발원지 밀레니엄 플라자에서 시작된 물은 산마루 길(Summit Walk), 숲 길(Forest Walk), 폭포수 길(Waterfall Walk), 바닷 길(Ocean Walk) 등을 거쳐 북쪽의 아셈 플라자로 흘러든다.
밀레니엄 플라자에서 산마루길을 지나면 먹을거리로 가득한 숲길과 호수길을 만난다. 가장 먼저 눈여겨 볼 곳은 폭포길에 올 9월 들어설 ‘다채(多彩)’. 400여개의 중저가 의류업체들이 입점해 ‘강남 속의 동대문형 패션플라자’로 태어날 전망이다. 통로 맞은편에 7월15일 문을 여는 국내 최대 규모(1225평, 2만여권 구비) 서점 ‘반디&루니스’는 교보문고보다 200평이나 더 큰 데다 인형극 상설 공연장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강변길 옆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2층으로 내려가면 각 지방 김치 70여 가지가 전시돼 있는 ‘김치박물관’이 나온다. 이씨의 딸 해선양(11·초등 5년)은 “말로만 듣던 김치 유산균의 움직임을 현미경으로 볼 수 있어 너무 신기했다”고 말했다. 열대길에서는 세계 최대 게임업체인 게임웍스가 100여종의 최신 게임기기로 꾸며놓은 ‘게임챔프’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씨의 아이들은 빈 자리를 찾지 못해 결국 게임을 할 수 없었다.
가장 많은 볼거리가 집중돼 있는 곳은 바닷길 주변. ‘메가박스’와 ‘아쿠아리움’ 때문에 주말에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 초고속통신망과 350대의 PC로 중무장한 ‘메가 웹스테이션’도 채팅과 인터넷 게임을 하려는 사람들로 북적댄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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