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월街 "워렌 버핏은 못말려"

  • 입력 2000년 6월 22일 19시 27분


미국의 전설적 투자가 워렌 버핏(69)이 최근 감행한 기업사냥이 또다시 월가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사냥감이 예의 고풍스런 굴뚝기업이라는 점 때문이다.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더웨이가 21일 인수하기로 한 저스틴 인더스트리는 벽돌, 타일 등 건축자재와 카우보이용 부츠를 제조하는 회사. 헤더웨이는 이 회사 보통주 67% 이상을 20일 종가 17.875달러에 23%의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22달러에 사들일 방침이다.

이번 투자 건에 대해 월가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내실있는 기업을 인수한뒤 회사 가치를 배가시켜 막대한 수익률을 올리는 버핏 특유의 투자방식이 여전히 일리가 있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하지만 세상이 달라진 만큼 좀 유연해져야 하는 게 아니냐는 애정어린 충고도 많이 나온다.

버핏은 기술주 열풍이 불어닥친 작년에도 인터넷주 등 첨단기술주를 철저히 외면하고 코카콜라, 질레트 등 전통기업 주식에만 집착, 수입이 전년보다 42%나 줄어드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그는 주주총회에서 “회장 재임기간중 최악의 경영실적을 낸 것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라고 인정하면서도 “인터넷 거품은 언젠가는 꺼질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작년 한때 20%이상 폭락했던 버핏 회사들의 주가는 현재 연초수준을 회복, 기술주에 비해 한파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버핏이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투자가’라는 명성을 회복할까. 뉴욕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돼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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