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일본-태국서 빠진 돈 어디로?

  • 입력 2000년 6월 18일 19시 35분


19일 국제통화기금(IMF)체제 공식졸업을 앞둔 태국이 16일부터 대대적인 증시부양책을 시행했다.

6개월 이상 주식을 보유하는 투자자에게 세금을 깎아주고 우리의 코스닥시장에 해당하는 새로운 증시도 조만간 개장할 예정이다. 외국인을 붙들기 위한 조치다. 올들어 지금까지 6억6400만달러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태국증시를 등졌다. 그 여파로 방콕주가지수는 연초에 비해 30%가량 떨어졌다.

일본도 마찬가지. 올들어 일본 증시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1조2500엔(12조500억원 상당). 아시아 국가중 자본유출 규모가 가장 크다.

주목할만한 점은 일본 태국 등지에서 외국자본이 빠져나가는 동안 한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지에는 달러가 밀려들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일본 태국에서 외국자본이 폭발적인 유출세를 보인 5월말 이후 2주일간 한국을 비롯한 ‘네마리 용’들의 주가는 일제히 20∼30%가량 용솟음쳤다.

이같은 정황증거를 토대로 아시아 증권가의 시장분석가들은 “일본 및 동남아에 들어가 있던 외국인 자금중 상당부분이 올들어, 특히 5월말 이후 네 마리 용으로 이동했다”는 심증을 굳히고 있다.

포트폴리오 재조정의 배경은 무엇인가. 일본의 경우 경기회복 속도가 기대에 못미치고 은행구조조정이 지지부진했으며 태국 등 동남아의 경우 정치 사회적 불안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

요컨대 최근 국내증시에서 ‘단군이래 최대반등’을 이끌어낸 외국인 자금중 상당부분은 미국본토에서 날라온 새 돈이라기보다는 이미 아시아에 들어와있다가 투자처를 바꾼 자금이라는 얘기다. LG투자증권 임송학차장은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것은 아시아지역펀드의 국가별 투자비중 조정이 완료됐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이뤄져 한 단계 나은 평가를 받지 않는 한 당분간 기세좋은 ‘바이 코리아’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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