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야구읽기]스타와 결혼

  • 입력 2000년 6월 6일 18시 39분


박찬호 조성민 임선동 손경수는 92년 고교를 졸업한 동기생이다.

박찬호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세계 정상을 향해 진격중이고 일본 거인팀의 조성민은 지난주 톱스타 최진실과 메가톤급 결혼 발표, 현대 임선동은 일본진출 좌절과 부상으로 타격을 받았으나 올해 재기에 성공하는 등 저마다의 길을 가고 있다.

또 다른 한 명의 유망주였던 손경수는 OB에 입단한 후 한번도 1군에 올라가지 못한 채 조기 은퇴했다.

‘빅4’로 불리던 이들의 고교졸업 당시 랭킹은 필자가 보기엔 ‘임-조-박-손’의 순서였다. 그러나 8년이 지난 지금 이들의 위치는 크게 달라져 있어 흥미롭다.

지난 일요일 6승을 기록한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94년부터 결혼은 성공한 후 늦게 하겠다고 했다. 하기야 요즘 같으면 박찬호는 워낙 행동제약이 많아 중매결혼이면 모를까 연애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한때 그가 조카를 데리고 로스앤젤레스의 한인타운에 나타났더니 숨겨둔 애가 있다는 소문이 퍼질 정도였으니….

박찬호에 비하면 조성민은 주위의 시선을 덜 받는 편이었는데 우연찮은 사건 속에 결혼을 공개해 뉴스의 핵으로 떠올랐다.

“부상에서 회복돼 한창 운동에 전념해야 할 때인데 과연 톱스타 출신 며느리가 제대로 내조를 할 수 있을지…”라며 말끝을 흐리는 부친의 모습을 보면서 그의 우려에 공감할 수도 있었다.

프로 스포츠란 공개적인 평가 속에 능력을 인정받아야 사는 치열한 승부세계. 땀과 노력은 물론 고도의 집중력과 절제가 있어야 정상에 설 수 있다. ‘빅4’중 가장 먼저 결혼할 것으로 보이는 조성민의 행보는 이 점에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허구연(야구해설가)kseven@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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