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25시]"총재연임 반대" 홍역 앓는 씨름판

  • 입력 2000년 5월 26일 19시 34분


씨름계가 술렁이고 있다.

한국씨름연맹은 엄삼탁 총재의 임기가 다음달 3일 만료됨에 따라 31일 이사회를 열고 차기 총재를 추대하기로 했다.

문제는 누가 차기 총재가 될 것이냐는 것. 총재 후보가 2명 이상일 경우 이사회의 경선을 통해 신임 총재를 추대하고 총회에서 인준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현 엄삼탁 총재는 아직 공식적으로는 재출마 의사를 발표하지 않았으나 “본격적으로 씨름 발전을 위해 일해볼 생각”이라는 말로 연임 의사를 밝힌 바 있고 현 집행부에 반대하는 재야 씨름인들은 다른 총재 후보를 거론하고 있어 경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엄총재의 연임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는 씨름인들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민속씨름 출범 초기 ‘씨름 중흥’을 위해 맹활약했던 씨름인들의 모임인 ‘민속 씨름 동우회’는 최근 열린 하동 장사 대회 기간 중 모임을 갖고 “씨름계의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 한 엄삼탁 총재의 연임을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속 씨름 동우회는 신생팀 창단과 씨름 전용 경기장 건립 등의 현안을 내세우며 엄총재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나선 상태. 전 진로씨름단 김학용 단장을 중심으로 한 일부 재야 씨름인들은 더 적극적으로 엄총재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 김씨를 비롯한 20여명의 씨름인은 최근 엄총재 앞으로 “취임시의 공약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서명 문건을 내용 증명으로 전달했다. 이들은 “엄총재가 씨름의 발전 대신 씨름을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엄총재측은 “어려운 시기에 씨름을 맡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왔다”며 반박하는 등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어 국내 씨름계가 한바탕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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