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행 신탁만기자금 이탈방지 총력…재예치땐 우대금리

  • 입력 2000년 5월 14일 19시 29분


은행권이 만기도래한 단위형 금전신탁상품의 수익률을 보전하기 위해 이 상품을 정기예금에 재예치할 경우 우대금리를 적용하거나 신탁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등 고객 이탈방지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지난달 12일부터 만기가 돌아온 단위금전신탁의 만기자금5조8000여억원 중 90%가 넘는 5조1000여억원이 은행 신탁을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단위신탁의 수익률이 주가하락으로 대부분 정기예금 금리에도 미치지 못하거나 일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펀드까지 속출하고 있기 때문.

단위형신탁의 이같은 저조한 운영성과에 대한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한빛 조흥 신한 등 주요 은행들은 정기예금으로 재예치할 경우 지점장 권한으로 금리를 0.5∼1.0%포인트까지 높여주고 있다.

또 일부 은행들은 특정금전신탁 등에 재가입하는 고객들에 대해서는 우량자산을 집중 편입, 수익률을 시장금리보다 1∼2%포인트 높게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한편 신탁금액의 운용수수료도 깎아주거나 아예 면제해주고 있다.

예컨대 한빛은행은 최근 단위형신탁 만기 고객들이 정기예금에 재가입하면 연 8.9%의 금리를 적용해주고 있다. 이는 일반 정기예금 금리가 연8.1∼8.5%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0.4∼0.8%의 금리를 우대한 것이다.

한빛은행은 수익률이 부진한 펀드 고객을 연9.0∼9.5%의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채권을 편입한 특정금전신탁으로 재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신탁자산의 안정적 운용에 초점을 맞춰 성장형 펀드보다는 가계금전신탁이나 노후생활연금신탁 등의 안정형 펀드로 재가입을 권유하면서 건전한 운용으로 연 9% 정도의 수익률을 보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일부 영업점장들이 전결금리를 이용해 연8.5∼9.0%의 정기예금으로 단위금전신탁 만기자금을 재유치했다. 신한은행의 정기예금 고시금리는 7.8% 수준.

조흥은행도 단위금전신탁 가입고객의 수익률이 부진했을 경우 영업점장 네고금리로 0.5%포인트 정도의 우대금리를 더 주는 정기예금 재가입을 권유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또 채권형 상품이면서 분리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나이스 맞춤신탁’으로 재예치하는 고객들에 대해서도 일부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등 고객 붙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산업은행은 투자위험이 높은 주식형보다 채권형신탁 판매에 주력하는 한편 최근 원금을 까먹은 성장형펀드 고객을 3개월짜리 특별펀드인 특정금전신탁으로 재유치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고객들이 주식투자에 따른 손실위험을 꺼리자 주식투자분을 공모주에만 투자하는 공모주신탁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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