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協 세무조사]정몽준회장 독주 견제나서나

  • 입력 2000년 5월 10일 23시 19분


왜 하필 대한축구협회인가. 그동안 시중에선 축구협회 비리조사설이 끈질기게 나돌았다.

정보시장에 ‘대한축구협회 비리조사설’ 등이 떠돈 것은 4·13총선 1주일 뒤부터. 처음엔 ‘축구협회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나돌던 것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여권의 정몽준회장 견제설’ ‘김운용 정몽준 알력설’ 등으로 확대돼 왔다. 급기야 최근에는 ‘현대 제재를 위한 선전포고’라는 설에까지 이르렀으며 정회장이 축구협회에 비자금을 조성해놓고 정치자금으로 쓰고 있다는 말까지 떠돌았다.

대한축구협회는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와 함께 2002년 한일월드컵을 주관하는 두바퀴. 이 때문에 월드컵을 2년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 축구협회 세무조사는 상당히 민감한 사안이며 극히 이례적이다.

그동안 정보시장에 나돌던 여러 얘기를 종합해 본다.

▽여권의 견제설〓민주당 전국구의원이 된 김운용대한체육회장이 정몽준축구협회장을 견제하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 이뤄졌다는 것. 월드컵유치단계에서부터 김회장과 정회장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다는 것은 체육계에선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에 대해 김회장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정회장이 이번 16대 총선에서 당선됐을 때 제일 먼저 축하 난화분을 보낸 것은 바로 나였으며 그에 대해 정회장으로부터 감사의 편지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정회장측 시각〓정회장측은 이번 세무조사를 다른 시각에서 보고 있다. 정회장의 한 측근은 “사실 정회장은 총선때 자신이 시민단체의 낙천 낙선대상에 포함된 것을 음모라고 보고 몹시 분개했었다”고 말하고 “정회장은 이런 사실을 외국 중요 인사나 외신기자들에게 불만스럽게 토로했으며 이런 내용은 외신기사에 가감없이 나왔다”고 말했다. 결국 이런 것들에 대해 여권이 상당히 불쾌한 감정을 가졌을 것이고 그것이 이번 세무조사 형태로 나타나지 않았겠느냐는 것.

▽박지원문화관광부장관 반응〓나도 이제야 보고 받고 알았다. 국세청에 알아보니 작년 9월에 축구협회 입장료 수입과 광고료 수입에 대한 조사를 하려다 못한 것을 이제야 하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그래도 최소한 주무장관인 나한테는 알려줘야 되지 않느냐고 했더니 국세청장도 겨우 일선세무서 직원 2명이 나가는 극히 정상적인 작은 일이라 자기도 몰랐다고 했다. 또 내가 정회장을 견제하려 한다는 얘기가 있다는데 정말 말도 안되는 황당한 얘기다. 세상에 국세청 직원 2명이 나가는 ‘견제’도 있는가. 또 김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해 정회장을 견제한다는데 이 국민의 정부가 그렇게 허약한가. 김회장이 그만한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그분이 그럴 분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회장과 정회장간에 알력이 있다는 얘기도 오늘 처음 듣는다.

<김화성기자>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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