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젊은 닥터K’ 케리 우드 부활

  • 입력 2000년 5월 1일 18시 35분


‘K K K… .’

98년 5월7일 담쟁이 덩굴 로 유명한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컵스의 홈구장 리글리필드의 외야에는 삼진을 뜻하는 ‘K’ 글자가 무려 20개나 아로새겨졌다.

마운드에 선 투수는 신인 케리 우드(23).150㎞대의 강속구와 함께 스트라이크존 앞에서 춤추듯 휘는 슬라이더에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타자들은 방망이를 제대로 갖다대기도 힘들 정도였다.

9이닝이 끝난뒤 우드가 기록한 탈삼진은 무려 20개.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뉴욕 양키스)가 세웠던 메이저리그 한경기 최다 탈삼진과 타이였다.빅리그 등판 5경기째만에 이룬 대기록.

다음 등판에서 13개의 ‘K’ 를 그리며 2경기에서 33개의 탈삼진으로 신기록을 세우자 언론에선 제2의 놀란 라이언 이 등장했다 며 흥분했다.

98년은 메이저리그에 ‘케리 우드 신드롬’이 불어닥친 한해였고 당연히 신인왕도 그의 몫이었다.시즌 성적 13승6패 평균자책 3.40에 탈삼진 233개.

하지만 슬라이더는 투수의 팔에 가장 무리가 가는 구질.우드는 시즌막판부터 이상이 생긴 팔꿈치 때문에 이듬해인 99년 단 한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지난해 4월 팔꿈치 수술을 한뒤 지루한 재활훈련.

이제나 저제나 그의 등판을 손꼽아 기다리던 팬들에게 드디어 우드가 첫 선을 보인다.18개월만의 복귀무대는 3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경기.2년전 20개의 삼진을 뽑아낸 바로 그팀이다.스프링캠프에서 재기가능성을 보인 우드는 “떨리고 흥분된다”며 적지않이 긴장된 표정.

시카고 컵스의 돈 베일러감독은 “그의 이름을 선발라인업에 적을 수 있게 되길 아주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며 기대하고 있다.시카고의 팬들은 벌써 20개의 K글자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준비해 놓고 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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