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를 읽고]이준호/386정치인의 큰절에 실망감

  • 입력 2000년 4월 24일 19시 26분


21일자 A5면 386 세대의 한사람인 허인회씨가 김대중대통령에게 큰절을 올리는 사진을 보고 한국정치의 악습인 권위에 대한 맹목적 복종의 일면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사람에 따라 존경을 표하는 방식이 다를 수는 있다. 오랜 유교 전통을 가진 우리나라에서 연장자에게 큰절을 올리는 것을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굳이 혼자만 큰절까지 했어야 했느냐는 의문이 든다. 요즘은 대통령을 만나도 목례와 악수로 인사를 나누는 게 상례다. 군주시대도 아닌데 특출나게 큰 절을 한 것은 권위에 대한 지나친 복종으로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 저항했던 허씨가 그런 행동을 한 것에 실망이 크다.

이 준 호(회사원·부산 진구 가야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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