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투자전략-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 입력 2000년 4월 24일 16시 51분


"단기적으로는 방향성이 보이지않으므로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라"

"주식비중을 줄이는 것도 리스크 관리의 한 방법이다"

국내 증시가 방향성을 잃은 채 답답한 행보를 거듭하자 증권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투자전략이다.

시장이 약세 기조를 면치 못하면서 24일 거래소시장은 620억여원규모의 프로그램 순매도 물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주가가 19.58포인트나 빠져 747.58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거래를 자제하며 관망세를 견지해 거래대금은 1조6601억원으로 지난 99년5월24일(1조5637억원)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렇다고 특별한 악재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 제시되는 주가 하락 요인은 참여연대의 바이코리아 장부열람 결과 발표에 따른 파문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특히 이를 계기로 투신권을 비롯한 금융권의 구조조정 가속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주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이 예상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24일 미국 나스닥선물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악재로 지목된 재료중 하나. 미국 나스닥시장이 24일밤(국내시간 기준) 개장되면 주가가 빠질 것으로 보여 이날 국내 증시에서 선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차의 매각협상이 거의 합의단계에 이르렀다는 점과 단기 금리가 안정되고 있는 점등 호재로 작용할만한 재료도 적지 않은데 종합주가지수가 20포인트 가까이 빠진 것은 국내 증시가 수급 악화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증거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대신증권 나민호팀장은 특히 투신권등 기관투자자들은 선물가격이 고평가돼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프로그램 매수 포지션이 현물 매수를 늘리는 유일한 방법인데 선물가격이 떨어지다 보니 이도 여의치않아 수급 악화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형편에서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나오자 수급 악화로 주가가 빠졌다는 것이다.

그나마 시장을 떠받쳤던 외국인들도 최근에는 거래비중을 낮춰 이날도 거래소시장에서 7억원을 순매수하는데 그쳤다. 외국인들은 MSCI지수의 한국 비중이 낮춰진데다 투신권등에 대한 공적자금 추가 투입등 금융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한국 증시에서의 거래규모를 최근 크게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도 당분간은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증시의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일때는 주식투자 비중을 아예 줄이는 것도 리스크 관리의 한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손절매를 보며 주식을 내다 팔 시점은 이미 지나버렸지만 기술관련 IT종목들은 추가 하락도 예상된다는 것이다.

대신증권 나팀장은 매도 시점을 놓친 상황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보유종목의 처분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매수 시점을 찾고있는 투자자들은 아직 섣불리 저점 매수에 나설 시점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박승윤 <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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