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치권 '새바람' 기대크다

  • 입력 2000년 4월 19일 19시 14분


4·13총선으로 원내 진출에 성공한 신진 인사들 사이에 정치권 개혁의 바람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구태(舊態)정치 청산에 앞장서겠다는 이른바 386세대를 비롯한 신진세력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다.

이들 신진 인사는 이미 몇차례 모임을 갖고 1인 보스정치와 계보정치 탈퇴, 거수기 역할 거부, 정치개혁입법의 적극 추진을 다짐하는 등 새로운 정치를 펼치기 위해 대단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이들은 곧 있을 원내총무나 최고위원 경선과정에서부터 자신들의 목소리를 결집시켜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한나라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당내 젊은 개혁세력을 자임하는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의 활동에 내외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여야의 이들 신진세력은 당의 울타리를 벗어나 ‘횡적 연대’까지 모색하려는 움직임이다. 당리당략에 집착하기보다는 더 큰 정치를 해보겠다는 그들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들의 활동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물론 더 두고볼 일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성 정치세력과의 갈등과 충돌로 정치적 파란을 불러올 수도 있을 것이다. 자칫 자신들의 주장이나 의욕만 무리하게 내세우다 보면 또다른 배타적 정치 세력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기성정치인들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혐오감은 어느 때보다 극심한 게 현실이다. 그같은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가 이번 4·13총선에서 대폭 ‘물갈이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우리가 이번 신진인사들의 움직임을 눈여겨보며 호의적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최근 국제의원연맹(IPU)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 줄고 있는 대신 의원 윤리의 강화와 깨끗한 정치의 필요성이 더욱 제기되고 있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는 요지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민이 16대 국회에 거는 기대와 바람도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 새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인사들에게 거는 기대가 특히 큰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정직과 성실, 높은 도덕성, 그리고 국민에 대한 봉사정신으로 무장되어 있어야 하고 이를 실천에 옮겨야 한다. 구호만의 정치개혁으로는 아무것도 이루어낼 수 없다.

386세대를 비롯한 신진인사들은 이같은 ‘세계적인 추세’에 유념하면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의정활동을 펴기 바란다. 과거처럼 당선 직후에만 반짝하는 일과성 다짐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쉽게 기성정치세력에 동화됐던 부끄러운 ‘선배세대’들의 전철은 밟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신진다운 철저한 개혁의지와 소신으로 정치발전의 견인차가 되어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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