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證市 연기금재원 투입 약효 "글쎄요"…투자자 냉담

  • 입력 2000년 4월 18일 19시 28분


주식시장의 악화된 수급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연기금 재원을 투입하겠다는 등 정부 대책은 당장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 전문가들은 증시 폭락의 직접적 원인이 미국 증시에 있는 만큼 섣부른 낙관적 전망이 어렵다는 것.

▽증시 반응 냉담〓종합주가지수는 개장 직후 45포인트이상 뛰며 반등 기대감을 불러왔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상승폭이 둔화됐다. 코스닥종합지수는 장 초반에 7포인트이상 올랐으나 오전 10시반경부터 되밀리기 시작해 갈수록 하락폭이 커졌다.

종합주가지수 상승은 전날 하락폭이 컸던 것에 대한 기술적 반등이라는게 증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 코스닥지수는 그동안 상승폭이 너무 커 반등 계기를 잡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LG투자증권 관계자는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 움직임은 정부 대책이 효과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연기금 재원 투입은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묘책은 없을 듯〓증권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이 투자심리를 안정시켜 지수의 추가하락을 막는 버팀목 역할을 하는데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미 증시가 안정기조를 되찾을 때까지 견디는게 유일한 해결책이 된다는 것.

세종증권 관계자는 “현재 연기금중 증시 투자분은 10%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비중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비중 확대는 정부가 지시할 문제가 아니라 연기금 운용자의 고유 판단에 따를 일”이라고 말해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유무상증자 시기조정과 △대주주 지분 처분제한시기 연장 등은 수급상황이 크게 악화된 코스닥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평가했다. 또 증시가 조기 안정되지 않는다고 과거와 같은 인위적 부양책을 내는 것에는 반대했다.

▽제도보완 절실〓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개방형 뮤추얼펀드 도입을 앞당기고 기관투자가의 종목당 투자한도 10%를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또 2년이상 장기투자자에게는 소득공제 등 세제 혜택을 부여해 증시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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