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미디어]NYT '인터넷 언론' 오보책임 본격 거론

  • 입력 2000년 4월 16일 20시 07분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의 인터넷 판 오보(誤報)를 따끔하게 비판하면서 ‘인터넷 언론’의 책임 문제를 본격 거론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오보는 인터넷으로 가중된 속보 압력 때문에 기사의 생명인 정확성이 훼손된 사례”라고 지적하면서 월스트리트저널의 편집국 기자가 기사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웹 사이트에 특종이라며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곤욕을 치르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정부의 요구대로 익스플로러의 프로그래밍 코드를 고객과 컴퓨터 제작사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며 로이터 통신이 즉각 이를 받아 전세계로 타전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라디오 등 다른 매체들이 이 뉴스를 받아 보도하고 있을 때, 월스트리트저널은 웹사이트에서 이 뉴스를 빼버렸다. 월스트리트저널 측은 “MS 관련 뉴스는 게재된 게 유감”이라고만 해명했다. MS 측은 “그런 해결 방식은 MS가 익스플로러를 이미 무료로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논리적”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일로 인터넷 뉴스도 정확성이라는 언론 고유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웹사이트에 실리는 기사의 대부분은 신문 편집국에서 작성하므로 독자들은 웹사이트의 뉴스를 곧 그 신문의 뉴스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댈러스모닝은 1998년 클린턴-르윈스키 추문 때도 두 사람의 은밀한 만남을 웹사이트에 상세히 보도했다가 몇 시간 뒤 삭제했으며, 지면에서는 그 기사를 수정 게재한 ‘전력’이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밝혔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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