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SK나이츠, 키 제한규정 완화로 딜레마

  • 입력 2000년 4월 12일 19시 23분


‘의리냐, 실리냐.’

프로농구 SK 나이츠가 외국인 선수 재계약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99∼2000시즌에서 창단 3년만에 첫 챔피언의 감격을 맛본 SK는 당초 우승 공신인 용병 ‘짝꿍’ 재키 존스(33)와 로데릭 하니발(28)과 다음 시즌에도 재계약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한국농구연맹(KBL)이 11일 용병 신장 제한 규정을 변경함으로써 손익 계산을 하느라 다시 ‘주판알’을 튀기고 있는 것.

이번 조정으로 용병의 최고 신장은 기존 205.74㎝에서 208.28㎝로 높아졌고 2명의 키를 합산해 398.78㎝를 넘지 못하도록 못박았다.

201㎝의 존스와 193㎝인 하니발의 신장을 더하면 394㎝로 규정치보다 4.78㎝나 낮다.

따라서 ‘키 싸움’인 농구에서 존스보다 큰 선수를 영입해야 다른 팀과 맞설 수 있는 처지가 된 것. 존스를 퇴출시키고 하니발만 선택할 경우 SK는 최고 205.78㎝의 ‘장대’ 센터를 뽑을 수 있다. 하니발이 ‘짐을 싸면’ 대신 197㎝정도의 신장과 기량을 겸비한 포워드 선발이 가능하다.

그러나 팀창단 후 첫 우승의 주역인 이들과의 신의를 무작정 저버릴 수 없다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SK는 장신 용병의 가세로 207㎝의 국내 최장신 센터 서장훈을 보유한데 따른 포스트 우위도 약해질 수밖에 없어 더욱 속이 쓰리다.

축제 분위기 속에서 악재를 만난 SK 최인선 감독은 “용병 키를 늘린 조치는 국내 장신자의 입지를 좁힌 악수”라며 “앞으로 신중하게 검토해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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