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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3월 24일 0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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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이란의 ’샤’ 팔레비가 조국에서 도망쳤다. 나카라과에서는 산디니스타가 정권을 잡았고, 거리에서는 사람들이 흐리멍텅한 눈으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거리도 지하철도 조용했다. 사람들의 귀에 이어폰이 꽂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워크맨의 등장이다.
1980년. 레흐 바웬사가 폴란드에서 솔리다리티 운동을 시작했다. 테드 터너는 CNN을 시작했다. 그리고 미국은 구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것에 항의해서 모스크바 올림픽을 보이코트했다. 이것이 지미 카터의 낙선에 이란의 인질구출 실패만큼 기여를 했을까.
1981년. 사다트가 총에 맞았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총에 맞았다. IBM은 최초의 PC를 시장에 내놓았고 MTV가 방송을 시작했다. 찰스 황태자는 다이애나와 결혼했다. 나는 내가 조지타운 대학 1학년일 때 학생회장이었던 사람이 ’에이즈’라는 것에 목숨을 잃었다는 말을 들었다.
1982년. 영국이 아르헨티나와 포클랜드 전쟁을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루이 말 감독과 함께 만든 영화 ’아틀랜틱 시티’가 오스카상 5개 부분에 후보로 지명되었다. 그러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총에 맞았기 때문에 시상식이 연기되었다. 나는 오스카상을 받지 못한 채 맨해튼으로 돌아왔다.
1984년. 인디라 간디가 암살되었다. 레이건 대통령은 스타워즈 계획을 발표했다. 워싱턴의 거리에는 노숙자가 그렇게 많은데, 백악관 사람들은 창 밖을 내다보지도 않는단 말인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도 않고 어떻게 ’별들의 전쟁’ 같은 걸 상상할 수 있는 거지.
▼레이건 '별들의 전쟁' 발표▼
1985년. 고르바초프가 글라스노스트와 페레스트로이카를 선언했다.
1986년. 챌린저호 참사가 일어났다. 오존층에 뚫렸다는 구멍은 새로 헤비급 챔피언이 된 마이크 타이슨이 뚫어놓은 것일까. 워싱턴에 있는 내 친구들이 레이건 대통령 부부를 저녁식사에 초대했다며 나와 내 아내에게도 오라고 했다. 조건은 정치 얘기를 절대로 하지 말 것. 내 아내가 레이건에게 영화에 나온 최초의 대통령이 누구냐고 묻자 레이건은 맥킨리였다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누군가가 맥킨리 대통령을 쏘는 영화 장면을 흉내냈다.
1987년. 펜클럽 자선 파티에서 나는 도널드 트럼프와 한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뉴욕 공립 도서관 관장의 부인이 내게 ”로이 콘이 죽었으니 이제 누가 그의 변호사가 되었는지 한 번 물어봐요”라고 속삭였다. 나는 트럼프에게 그렇게 물었다. 그가 명함에 전화번호를 갈겨 써 주면서 말했다. ”문제가 있으면 내게 전화하세요. 딱 맞는 변호사를 소개해줄게요.”
▽필자:존 가레(작가)
(http://www.nytimes.com/specials/nyc100/nyc100-9-guar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