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현대―SK 감독 출사표

  • 입력 2000년 3월 23일 19시 37분


새 천년 프로농구 첫 정상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 대결을 펼칠 현대 걸리버스의 신선우감독(44)과 SK 나이츠의 최인선감독(50). 82년 뉴델리 아시아경기 금메달의 주역인 신감독은 현대를 2년 연속 정상에 올려놓으며 스타 플레이어 출신도 명감독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한 첫 사례. 반면 최감독은 선수 시절 화려함은 덜하지만 실업 기아를 아마 최강의 자리에 올려놓으며 지도자로서 명성을 쌓았다.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을 앞둔 두 감독의 각오를 들어본다.

▲현대 신선우 감독

팀이 3연패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전력을 쏟아붓겠다. 1, 2차전에서 우승 여부가 결정된다고 생각하고 대전 홈경기를 모두 이겨 여유 있게 청주로 갈 생각이다.

SK는 인해전술을 펼치는 팀이 아니다. 서장훈이란 정말 능력 있는 센터가 버티고 있는데다 지난 시즌 우리팀에서 뛰었던 재키 존스도 속공의 출발점으로 훌륭한 기량을 지니고 있다. 포스트 수비에 성공하면 쉽게 풀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팀 공격의 핵은 조성원이다. 플레이오프 4강전에서 조성원을 3차전에 투입한 것은 자칫 경기 감각을 잃을까 해서다. 다행히 목부상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챔피언결정전 1차전부터 정상 가동하겠다. 우리의 단점은 외곽슛이 막혔을 때 포스트플레이로 실마리를 잘 풀어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용병들에게 단순한 공격 가담보다 동료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SK 최인선 감독

준비를 철저히 해온 만큼 자신 있다. 현대는 강팀임이 분명하지만 일시에 무너질 수 있는 단점도 지니고 있다. 상대의 약점을 끝까지 파고들 생각이다. 올 시즌 새로운 라인업을 짜는 데 심혈을 기울였는데 결과가 좋아 개인적으로도 영광이다. 올 시즌 베스트5를 보면 서장훈 이외에 모두 바뀌었다.

황성인의 가세로 고질적인 문제였던 포인트가드 부재가 일시에 해소됐다. 조상현을 현주엽과 트레이드한 것에 대해서도 이후 성적으로 보여줘 할 말은 다했다고 본다. 문제는 우리가 신인이라면 현대는 백전노장이라는 사실이다.

기술적으로 맞대결하는 것은 자신 있지만 루키들이 많은 우리는 위기관리능력이 부족하다.

경기 전까지 이 부분을 집중 보강하도록 노력하겠다. 적진에서 먼저 경기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우리는 도전하는 입장이라 부담감이 적어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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