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MVP'4색 야망'…하니발, 맥도웰, 서장훈, 조성원

  • 입력 2000년 3월 23일 19시 37분


3년 연속 패권을 꿈꾸는 ‘전통 명문’ 현대 걸리버스와 창단 3년만에 첫 우승을 노리는 ‘제10구단’ SK 나이츠.

이들이 격돌하는 99∼2000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의 우승컵은 과연 누가 가져 갈 것인가.

정규리그에선 1위 현대가 2위 SK에 3승2패로 근소한 우세. 그러나 두 팀 모두 절정의 기량을 갖추고 있어 전문가조차 한치 앞 예측이 불가능하다.

더욱이 올 챔피언결정전은 최우수선수(MVP)를 놓고 4명의 후보가 각각 색다른 공약을 내걸고 유권자인 기자들을 ‘유혹’하고 있어 흥미를 더한다. 그야말로 ‘4인4색’.

먼저 ‘기호 1번’격인 현대 파워포워드 조니 맥도웰. ‘탱크’로 불리는 별명에 걸맞게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골밑 돌파에 이은 무차별 리바운드와 득점으로 코트를 휘젓는다. 3년 연속 외국인선수 MVP에 오른 그는 사실상 국내프로농구의 최강자. 못다 이룬 꿈이 있다면 강동희(기아 엔터프라이즈), 허재(삼보 엑써스·당시 기아), 조성원(현대)의 ‘토종 선수’가 차례로 독식해 온 플레이오프 MVP에 오르는 것이다.

맥도웰은 SBS 스타즈와의 4강전 3경기에서도 합계 76득점 43리바운드 17어시스트의 눈부신 활약으로 ‘더블 MVP’를 향한 5부능선을 이미 점령했다는 판단이다.

이에 맞서는 최고의 라이벌은 삼성 썬더스와의 4강전에서 신들린 플레이를 펼친 SK의 슈팅가드 로데릭 하니발. 수비는 최고지만 센터 재키 존스에 비해 공격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는 올 플레이오프가 만들어 낸 최고의 스타로 데뷔 첫 타이틀을 노린다.

삼성과의 1차전에서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3경기에서 76득점 34리바운드 20어시스트로 맥도웰과 어깨를 견줄 만하다. 국내선수로는 현대 조성원과 SK 서장훈이 선두 주자로 꼽힌다.

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였던 두 선수는 챔피언결정전이 제2라운드 경쟁.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MVP인 조성원은 부상으로 4강전에서 경기당 20분도 안되는 57분46초를 뛰었지만 3점슛 8개를 포함해 38득점을 올려 역시 ‘플레이오프의 사나이’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MVP에 도전한다.

올 정규리그 MVP 서장훈은 여세를 몰아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팀우승과 함께 ‘통합 MVP’에 오를 꿈을 갖고 있다. 4강전에서 삼성 수비의 지나치다 싶은 견제에도 51득점 28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 역시 ‘공룡 센터’라는 찬사를 받았다.

7판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25일 오후 3시 현대의 홈구장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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