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이용한 뇌졸중-암치료 가능성 제시

  • 입력 2000년 3월 23일 19시 36분


발암물질이 뇌의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을 치료하는데 쓰일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중앙대 용산병원 신경외과 박승원교수는 “쥐 25마리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세포를 괴사시키는 ‘세포고사 유전자’ P53을 투여한 다음 AMO란 발암물질을 투여한 결과 P53의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져 뇌경색 부위의 크기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 치료법은 유전자 조절기능이 있는 화학물질을 이용, 간접적으로 뇌졸중이나 암 등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특정유전자를 직접적으로 겨냥하는 지금까지의 유전자 치료와 차별된다.

박교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치료에 당장 이용하지 못하는 발암물질을 사용했지만 앞으로 인체에 해롭지 않는 유전자 조절 물질을 찾아내거나 화학적 변형을 통해 뇌경색 치료물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암물질이 뇌경색과 세포고사 발현 유전자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박교수의 연구결과는 미국의 1급 학술지인 ‘뇌연구’ 최신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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