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월미산 '땅값지불' 이견 개방 늦어져

  • 입력 2000년 3월 23일 01시 06분


인천항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월미산 개방이 늦어질 전망이다.

인천시는 6·25전쟁 이후 중구 북성동 월미산(해발 105m)에 주둔해온 해군 제2사령부가 경기 평택으로 옮겨감에 따라 국방부로부터 월미산을 넘겨 받아 4월 말 시민들에게 개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18만여평에 이르는 월미산의 땅값(580여억원) 지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개방이 늦어지게 됐다.

시는 지난해 5월부터 예산 부족을 이유로 다른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인천시 소유 땅에 일부 땅값을 얹어 월미산과 맞바꾸자고 국방부에 제안한 반면, 국방부는 최근까지 입장을 정하지 않고 있다.

특히 해군 제2사령부측은 직원 아파트 건립 등 내부 사정을 들어 전액 현금으로 지급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협상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인천시민들이 월미산에 오르는 것은 상당기간 어려워지게 됐다.

시는 월미산이 인천 앞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고 숲이 우거져 있는 등 자연보전상태가 좋아 개방에 대비해 이미 88년부터 지난 해까지 16억원을 들여 공원 조성 계획을 수립하고 수종 갱신 및 펜스 설치 등의 사업을 추진해 왔다.

또 2005년까지 230여억원을 들여 주차장과 수족관, 해양박물관, 야외 공연무대, 월미역사관 등을 건립하는 등 월미산을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을 이미 세워놓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인천시민은 물론 수도권 지역 관광객들을 위해서도 월미산을 하루 빨리 개방해야 하지만 국방부와의 협상이 잘 안돼 개방이 늦어지고 있다” 며 “조만간 국방부와 이 문제를 다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시민 김종수씨(39·인천 연수구 동춘동)는 “월미산의 숲은 그동안 군부대가 주둔해 온 덕분에 처녀림과도 같은 상태로 보존돼 자연경관이 빼어나다”며 “하루 빨리 월미산이 개방돼 인천 앞바다를 바라다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녹색연합은 21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4월 말까지 월미산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월미산 조기개방 촉구 범인천시민 협의회’를 구성해 시민운동을 벌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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