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PO3차전]터보 김승기 神技 삼보 '기사회생'

  • 입력 2000년 3월 12일 19시 49분


2연패의 벼랑 끝에 몰렸던 삼보 엑써스가 적진에서 1승을 올리며 기사회생했다.

삼보는 12일 안양대림대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회전 3차전에서 초반부터 SBS 스타즈를 거세게 밀어붙여 88-65로 대승했다.

삼보는 이날 지면 곧바로 탈락하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 게다가 팀리더 허재가 유니폼이 아닌 양복차림으로 벤치에 앉아있었다. 10일 2차전에서 당한 왼쪽 무릎인대 부상으로 한달간의 치료가 필요해 사실상 올시즌 출장이 불가능한 것. 그뿐인가. 포인트가드 신기성은 허리부상이 악화돼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최종규 삼보 감독은 경기전 “공격력만큼은 자신있으니까 초반부터 밀어붙이겠다”고 공언했고 선수들은 감독의 말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겼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터보가드’ 김승기(17득점 3어시스트). 그는 1m82, 82㎏으로 농구선수로는 작은 체구이지만 씨름선수들과 붙어서도 힘에선 밀리지 않을 정도로 소문난 장사.

김승기는 경기 시작하자마자 오른쪽 끝자락에서 3점슛을 시작으로 3점슛 2개를 포함해 1쿼터에서만 양팀 최다인 10득점을 올리며 대활약을 예고했다.

여기에 그동안 퀸시 브루어에 묶였던 삼보 제런 콥(28득점 10리바운드)까지 슛이 터지기 시작하자 SBS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SBS는 김성철이 부상으로 코트에 나오지 못한 것도 아쉬운 대목.

2쿼터에서 삼보는 21득점을 올린 반면 SBS는 실책 5개를 남발하며 9득점에 그쳐 패배를 자초했다. 특히 이전 2경기에서 평균 21득점을 올린 SBS 브루어가 야투 성공률 20%로 6득점에 그친 것이 결정적 패인이었다.

한편 전날 삼성 썬더스-기아 엔터프라이즈의 수원경기는 삼성이 85-78로 승리를 거두고 2연승, 4강진출에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안양〓장환수·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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