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인북]'행동규칙과 자생적 시장질서'

  • 입력 2000년 2월 18일 19시 23분


▼'행동규칙과 자생적 시장독서' 임일섭 지음/자유기업센터 펴냄▼

“어떤 규칙들은 외부 환경이 사회 구성원들의 정신에 나타나는 방식의 유사성 때문에 준수될 것이다. 다른 규칙들은 그것이 공통적인 문화적 전통의 일부이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준수될 것이다. 그밖에 사회 구성원들로 하여금 준수하도록 강제해야 하는 규칙들도 있을 것이다.”

사회주의의 몰락을 예언한 ‘예언자’ 또는 ‘신자유주적’ 경제정책의 사상이론적 대변자로 알려져 있는 프리드리히 하이에크(1899∼1992). 그는 개인들이 특정한 규칙을 준수하기 때문에, 즉 개인들의 행동이 특정한 규칙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사회질서가 형성되고 유지될 수 있다는 ‘자생적 질서론’을 주장했다.

미국 조지메이슨대 공공선택연구소의 객원연구원인 저자는 하이에크의 ‘자생적 질서론’에서 ‘행위자가 왜 규칙을 준수하는가’에 주목했다. 인간의 정신을 일종의 분류장치로 간주하는 하이에크는 인간이 자기 자신의 정신을 완전하게 설명할 수 없으며, 따라서 행동규칙에는 초의식적 차원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곧 초의식적 규칙의 문제로 이어진다. 사회구성원들은 서로 공유하고 있는 초의식적 규칙들로 인해 서로에 대해 이해할 수 있으며 이것은 사회질서를 형성하는 기본적인 행동규칙이 된다. 이와 같은 하이에크의 시각에서 인간의 행동은 의식적인 목적추구 행동인 동시에 규칙을 준수하는 행동으로 이해된다. 규칙준수 행위를 중시하는 하이에크가 동시에 방법론적 개인주의자가 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는 행동규칙의 초의식성이다.

하이에크는 초의식적 행동규칙 개념으로 개인이 처해 있는 상황의 불확실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주관적인 목적추구 행위라는 관념을 보존함으로써 시장과정의 동태적이고 창조적인 성격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는 또 중앙집중적 계획에 의존하지 않고 자유로운 개인들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되고 진화되는 자생적 질서로서의 사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장에서의 경쟁을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발견하고 창조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264쪽 1만2000원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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