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우리집]이문실씨 가족신문 '민지네'

  • 입력 2000년 2월 15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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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인터넷에 집(홈)이 없는 사람은 현실공간에서 ‘전화가 없는 사람’, 또는 ‘집이 없는 사람’ 대접을 받게 될 지도 모릅니다. 갈수록 삶이 팍팍해진다고는 하지만 인터넷상에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사이버이웃과 더욱 따뜻하게 살아가는 이들도 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사와 주네띠앙은 잘만든 개인 및 가족의 홈페이지를 소개하는 ‘디지털@우리집’을 뽑아 수요일마다 게재합니다. 선정된 홈페이지에는 120만원 상당의 오디오세트를 선물로 드립니다. 모두 20곳을 소개한 뒤 최우수상을 받은 한 곳에 가족 구성원 1인당 노트북컴퓨터 한 대씩을 증정할 계획입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경북 김천시 신음동의 이문실씨(46·김천세무서근무) 가족은 올 여름방학에 미국 여행을 할 계획이다. 시애틀에 사는 ‘유상’할아버지와 ‘호박꽃’할머니의 초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씨가족은 인터넷을 통해 태평양 너머 사는 노부부를 만났다. 이씨가족이 운영하는 ‘민지네 신문’(www.shinbiro.com/@minjine)의 방명록에 2년전 ‘유상’할아버지가 “두 아이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 손자 손녀로 삼고 싶다”고 썼고 매년 크리스마스때마다 선물까지 보내왔다.

자칭 ‘고달푼’인 아빠 이씨와 ‘뺑먹순’인 엄마 김연순씨(43), 딸 민지양(15) 아들 승환군(12)이 함께 만드는 민지네 신문은 승환이 여섯 살 되던 해 기념으로 만든 가족신문을 1997년 7월 웹으로 옮긴 것이다.

모두 함께 쓰는 ‘두런두런’, 아빠의 ‘이야기동시’, 엄마가 쓰는 꽁트 ‘먹순여사와 달푼씨’, 승환이의 ‘횡설수설일기’등 고정코너가 있다. 한달에 두 번씩 발간해 현재 163호를 기록.

가족신문이라고 해서 집안내 대소사만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생활속의 다양한 읽을거리가 가슴을 훈훈하게 한다. 최근호에 민지는 ‘나의 글솜씨’코너에서 원조교제를 바라보는 어른들의 삐뚤어진 시각을 꼬집었다. “우리는 일상 놀이중의 하나로 채팅을 하고 있을 뿐인데…어른들의 지나친 걱정이 원조교제를 부추기는 것이 아닌가”하고.

매일 100여명이 고정적으로 찾고 있는 이 홈페이지를 민지네는 ‘살아있는 가족역사’라고 부른다. 아빠 문실씨가 제작을 맡고 있으며 저작도구는 ‘울트라에디트’.

홈페이지 유지 관리에 드는 비용은 통신비 등을 합쳐 월 5만원선. 식사시간, TV보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편집회의로 연결되므로 민지네가 얻는 행복은 월 5만원어치 이상이다.

<나성엽기자> 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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