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보건의료노조 차수련위원장

  • 입력 2000년 2월 13일 19시 35분


결혼 3개월만에 임신상태에서 수배와 해고, 5차례의 한양대의료원 파업 주도, 미국 코넬대에서의 노사관계 연구, 9일간의 단식과 9년만의 복직, 국내 유일의 현직 여성 산별노조위원장….

국내 첫 산별노조로 조합원 3만5000명의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에 10일 취임한 차수련(車水蓮·40)씨. 13일 그를 만나 최근 논란이 된 ‘노동운동의 새로운 흐름-제3의 길’에 대한 입장과 보건의료노조의 올 정책목표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경력이 말해주는 ‘강성 이미지’ 보다는 소탈함과 유연함이 느껴졌다.

“민주노총은 노동계의 투쟁성 민주성 자주성 대중성을 계승 발전시키면서 보다 다양한 정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어느 한쪽의 목소리보다는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를 한데 아우르고 새로운 환경에 맞는 다양한 투쟁방식 정치력 교섭력 등을 갖춰야 합니다.”

그러나 그는 “서울지하철 노조 배일도(裵一道)위원장이 밝힌 ‘무파업 선언’ 등에는 동의할 수 없고 최근 그 가능성이 제기된 ‘제3노총 건설’도 민주노총의 조직력 약화로 귀결될 수밖에 없어 반대한다”고 했다. 요컨대 보건의료노조 집행부의 공식 입장은 민주노총을 발전 강화시키는 데 있다는 것.

보건의료노조의 올 현안에 대해 그는 △연봉제 도입 가능성 △비정규직 확산 △공공병원 구조조정 △의보통합 등 의료개혁을 꼽았다.

그는 특히 “병원들이 연봉제를 도입하면 의사들의 진료실적을 따지게 되고 결국 과잉진료 과잉검사 등 환자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연봉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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