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6강 생존열쇠 "천적고리 깨라"

  • 입력 2000년 2월 10일 20시 50분


‘꼬리에 꼬리를 무는 먹이 사슬.’ 프로농구팬은 즐겁다.

무서울 것 없이 연승 가도를 질주하다가도 특정팀만 만나면 꼬리를 내리기 일쑤고 별볼일 없이 흐물흐물하다가도 특정팀만 만나면 기가 펄펄 살아나는 묘한 천적관계.

천적 때문에 웃고 우는 대표적인 팀은 삼보 엑써스. 9일 현재 4위를 달리며 플레이오프 진출확정이 가시화된 삼보는 LG 세이커스만 만나면 기운이 펄펄 난다.

삼보는 LG와 세 번 싸워 5∼8점차로 모두 완승을 거뒀다. 하지만 7위 동양 오리온스에는 4번 겨뤄 전패.

동양은 반대로 삼보의 ‘밥’인 LG에 전패를 당했다. 결국 ‘동양→삼보→LG→동양’의 천적 먹이사슬이 형성된 것.

삼보는 특히 동양과 4번의 경기에서 1점차 패배를 두 번이나 당했다. 지난해 11월 28일 1차전 83-84 패배에 이어 1월 22일 4차전에서도 100-101로 뒤집혔다.

삼보 최종규감독은 “잘 싸우고도 매번 마지막 순간에 꼬인다”며 이를 '징크스'말고는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한편 8위로 창단이래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LG는 ‘편식’이 가장 심한 팀.

LG는 동양전에서 100% 승률을 자랑하지만 골드뱅크 클리퍼스와 삼보, 삼성 썬더스에는 전패를 당했다. 동양도 삼보에만 강했지 LG는 물론 SK 나이츠에게 4전 전패를 당하며 상위권 진출이 어려워졌다.

가장 이변이라 할 수 있는 경우는 SBS 스타즈와 기아 엔터프라이즈의 관계.

지난시즌까지 정규리그 8승5패로 3시즌 모두 우위를 보이던 기아는 신경도 쓰지 않던 SBS에 올시즌 4전 전패를 당했다.

요즘 플레이오프 진출 기로에 선 감독들은 한마디로 '피가 마를' 지경.

공동5위 기아, 골드뱅크부터 9위 SBS까지 승차는 불과 1.5게임으로 게임 하나하나에 애간장이 다 녹는다. 결국 천적관계를 깨는 팀이 6강에 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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