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서울 염창동 도시가스앞 육교를 건널 때 일이다.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차들이 멈춰섰고 행인들의 시선은 도로 한가운데 집중됐다. 액화석유가스(LPG)통을 가득 실은 용달차가 급정차하면서 도로로 가스통이 떨어져 나뒹굴었다. 아찔한 것은 용달차에서 내린 사람의 행동이었다. ‘위험’이라는 글씨가 붉은 색으로 선명하게 씌어있는 용달차에서 내린 그는 불 붙은 담배꽁초를 입에 문 채 한 손은 바지주머니에 찔러 넣고 다른 한손으로만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가스통을 수습하는 것이었다. 안전끈을 매지 않은 채로 가스통을 운반하는 것도 위험한 일인데 전혀 조심스런 기색이 없는 행동거지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의 극치를 보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