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10대스타 "濠오픈 싫어요"…줄줄이 초반탈락

  • 입력 2000년 1월 20일 19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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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올시즌 첫 그랜드슬램 테니스대회인 2000호주오픈의 가장 큰 특징은 10대 여자 신예들의 초반 탈락.

지난해 윔블던 단식 8강에 올랐던 옐레나 다킥(16·호주)과 4강에 진출했던 알렉산드라 스티븐슨(19·미국)이 2회전조차 오르지 못했다.

제오프 폴라드 호주테니스협회장은 이를 “16세 소녀가 그랜드슬램에서 이기리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큰 압박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다킥의 여자복식 파트너 제니퍼 카프리아티(23·미국)가 93년 심리적 압박감에 무너진 뒤 뜻밖에 소매치기로 체포된 사실은 이를 잘 반영한다.

또 다른 이유는 어린 선수들이 자기 억제력이 떨어지는 것. 다킥이 1회전에서 떨어진 뒤 기자회견장에 늦게 나타나 2500달러 벌금을 문 것과 승자 쿠티 키스(헝가리)를 ‘미래가 보이지 않는 선수’라고 비웃은 것이 그 예.

그러나 ‘예외없는 규칙은 없는 법’. 지난해 US오픈챔피언 세레나 윌리엄스(18·미국)는 20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여단식 2회전에서 니콜 프랫(호주)을 2-0(7-5, 6-1)으로 눌렀다.

지난해 10월4일 이후 단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채 멜버른에 도착한 윌리엄스는 18일 1회전에서는 시차적응이 덜 된 탓에 다소 무기력한 내용을 보였었다.

윌리엄스는 이날 프랫과의 1세트에서도 초반 0-2로 뒤지는 등 고전하다 5-5에서 프랫에 러브게임을 따내 6-5로 앞선 뒤 매서운 발리로 1세트를 간신히 마무리했다.

윌리엄스의 진가가 드러난 것은 2세트. 실책을 10개로 줄이며 완전히 안정을 되찾았고 짧은 샷과 라인을 파고드는 스트로크를 적절히 안배, 여유있게 승리했다.

한편 8번시드 아만다 코에체(남아공)는 54위 크리스티나 브란디(미국)에 0-2로 무너져 탈락했다.

남자단식에선 2년 연속 정상을 노리는 예브게니 카펠니코프(러시아)가 다니엘 바첵(체코)을 3-0으로 꺾고 3회전에 진출.

그러나 7, 10번시드 니콜라스 라펜티(에콰도르)와 토미 하스(독일)도 탈락했다.

이로써 시드배정을 받은 남자 5명, 여자 9명이 2회전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호성기자·멜버른외신종합>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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