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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2월 28일 1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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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증시 폐장일인 28일 종합주가지수는 22포인트 상승한 1028로 연중 최고치(종가기준)를 기록하면서 20세기 한국 증시의 대미(大尾)를 장식했다.
◆대우쇼크-투신조정등 잇단악재로 한때 고전
99년 증시는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구가했다. 기업에겐 값싼 직접금융을 조달하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톡톡히 했으며 경기회복과 원활한 기업구조조정을 이끌면서 IMF위기 극복의 일등공신이 됐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러나 ‘위탁계좌수 700만개, 6명중 1명이 주식투자’로 특징지워지는 이상(異常)주식투자 열풍과 불로소득자의 양산은 계층간 위화감과 근로의욕 상실을 조성하는데 일조한 점은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양적질적 성장〓연초 587.57로 출발한 올해 증시는 활황장세를 구가하면서 지난 7월 3년8개월여만에 지수 1000선을 돌파했다.
그후 대우쇼크와 투신권 구조조정 등 돌출악재가 부각되면서 주식시장은 한때 깊은 조정을 보이기도 했지만 막판에 전세계적인 첨단주 열풍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주식시장의 규모를 나타내는 시가총액은 연초 143조원에서 346조원으로 급증했다. 작년 9772만주에 불과하던 하루 평균 거래량은 1억978만주로 12%가량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6604억원에서 3조4700억원으로 무려 425%가량 증가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작년말 7조8900억원에서 올 연말엔 100조원으로 치솟아 일약 ‘황금알로 낳는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情通株만 고속성장 유례없는 차별화장세
▽극단적인 차별화양상〓정보통신 중심의 시장구도는 폐장일인 이날까지 계속 됐다. 다만 은행주가 반등조짐을 보이고 마감한게 일반인들에게는 그나마 위안이 됐다.
다임인베스먼트 유태호사장은 “정보통신 업종군이 단지 미래성장성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스폿라이트를 받은 반면 나머지 주식들은 실적불문하고 주변주로 내몰린 것은 올해 증시의 어두운 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올해의 유례없는 차별화장세는 국내 증시가 아시아증시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기관 및 외국인중심의 장세가 펼쳐진데 따른 부산물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즉 외국인들이 국내 유통시장에서 2조3000억원,해외금융시장에서 68억달러의 한국물에 투자한 가운데 간접투자시장 규모가 연초 8조원대에서 56조원대로 급팽창하면서 우량주 중심의 장세가 펼쳐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것.
KTB자산운용 장인환사장은 “정보통신주 중심의 차별화장세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전세계 증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차별화장세에 국내 증시도 동조화한 것일뿐”이라고 지적했다.
◆"내년場도 장밋빛" 낙관적 기대 높아
▽청신호가 켜진 2000년장세〓폐장일 지수가 연중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국내 증시에선 처음 있는 일.
미래에셋 자산운용 이병익운용본부장은 “폐장지수의 연중최고치 경신은 내년 장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가 높다는 반증”이라며 “2000년에도 연말장과 유사한 패턴(첨단주 중심의 주가상승)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유태호사장은 그러나 내년엔 △대우채 환매문제 △투신권 구조조정 △종결되지않은 대우사태 등 해결해야할 난제들이 적지않다며 “정부의 대응방식 여하에 따라 증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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