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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2월 10일 0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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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의 기자들과 부장들은 전세계의 건축가들과 디자이너들이 보내온 이 작품들 앞을 서성이면서 미래에 대한 비전이 열리는 것을 보았다.
▼심사기준 안정해▼
뉴욕타임스 매거진의 타임캡슐 디자인을 제출한 사람들은 평소에 실험적인 작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미지의 세계를 향해 용감히 발을 내딛는 데서 힘을 얻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또한 역사의 계속성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들은 T S 엘리엇처럼 전통이란 단순히 윗세대에서 아랫세대로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각 세대가 노력을 통해 얻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전통을 창조하려면 현재에 대한 우리의 의식을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자문위서 정보 제공▼
뉴욕타임스 매거진은 제출된 작품들을 심사하기 위한 기준을 미리 정해놓지 않았다.
매거진은 48명의 응모자들에게 현재의 기술과 타임캡슐 계획에 할애된 예산을 감안한 실용적인 작품을 제작해도 좋고, 실용적인 고려를 모두 배제한 채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한 작품을 만들어도 좋다고 미리 말해두었다.
길쭉한 미사일처럼 생긴, 평범한 모양의 타임캡슐을 땅에 묻을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실용적인 작품을 제작하기로 한 응모자들에게 매거진은 자문위원회가 마련한 실용적인 정보를 전해주었다.
이 위원회는 재료공학자 사서 물리학자 지질학자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캡슐은 반드시 공기와 물이 새어들어갈 수 없도록 만들어져야 했으며, 열에 의한 수축이나 팽창에 대한 저항력도 갖추고 있어야 했다. 미학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었으며, 후세 사람들이 타임캡슐을 잃어버리거나 잊어버리지 않도록 표시를 해둘 필요도 있었다.
매거진의 자문위원들을 타임캡슐을 보관하는 방법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땅에 묻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아주 아름다운 캡슐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감히 파괴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었다.
▼디자인 자체가 정신▼
그런데 매거진에 제출된 48점의 디자인은 땅에 묻는 것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작품까지도 모두 보는 사람의 찬탄을 불러일으킬 만큼 아름다웠다.
그런 의미에서 타임캡슐 안에 들어가게 될 물건들과는 별도로, 이들 디자인 자체가 현재의 정신을 미래에 전달해주는 타임캡슐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http://www.nytimes.com/library/magazine/millennium/m6/design―intro.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