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뇌졸중]초기증상과 가족들 응급처치 요령

  • 입력 1999년 11월 23일 18시 51분


22∼27일은 대한뇌졸중학회(회장 노재규)가 정한 ‘뇌졸중 예방주간’. 뇌졸중은 전조(前兆)증상이 아예 나타나지 않거나 다른 병과 혼동되기 쉬워 평소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환자가 쓰러졌을 때 가족이 3시간 동안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특히 중요하다.

◇고혈압환자 특히 조심해야◇

▼신호▼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은 고혈압. 나이 들면서 얇아진 혈관 벽이 높은 혈압 때문에 터지는 것이다. 이 경우 신호가 거의 없다가 갑자기 ‘일’이 나므로 50대 이상에 혈압이 높은 사람은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혈압관리를 해야 뇌졸중을 막을 수 있다.

다른 원인일 경우 전조증세가 나타날 때 적절히 대처하면 ‘큰 탈’을 막을 수 있다.

50대 이상인 사람이 △한쪽 눈이 감기거나 앞이 잘 안 보이는 경우 △음식을 잘못 넘기는 경우 △팔 다리에 힘이 갑자기 없어지는 경우 △갑자기 말이 어둔해지는 것을 되풀이할 때 △두통이 가라앉지 않거나 첫 경험하는 심한 두통이 올 때 등엔 종합병원을 찾는 게 좋다. 이 정도여도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가 많기 때문에 동네 한의원을 오가며 치료시기를 놓치기 보다는 신경과 신경외과 등이 잘 갖춰진 종합병원으로 간다.

▼응급처치▼

일단 뇌혈관질환으로 쓰러지면 3시간 동안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생명을 좌우한다. 가능한 한 빨리 뇌혈관외과 신경외과나 뇌혈관질환 신경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으로 옮기는 게 급선무. 한방에선 응급처치 하지 못하므로 무조건 양방 종합병원으로 간다.

①119에 전화한다. 종합병원은 보통 응급실에서 구급차 2,3대만 운영하기 때문에 바로 전화해도 구급차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 또 거리가 있으므로 인근지역에서 항상 대기하고 있는 119구급대가 훨씬 시간을 절약해 준다.

②화장실 목욕탕 같은 곳에서 쓰러지면 환자를 안전하게 눕힐 수 있는 실내로 옮긴다. 옮길 때는 머리와 목 아래를 단단한 것으로 받치고 똑바로 뻗은 상태로 운반한다. 목이 앞으로 수그러지지 않도록 주의. 요 위에 눕히고 접은 수건을 어깨 밑에 댄뒤 머리를 젖혀 숨쉬기 편하게 한다. 넥타이를 매고 있을 경우엔 풀어주어야 하지만 굳이 옷을 풀어헤치거나 몸을 주무를 필요는 없다.

③구토에 대비해 얼굴을 옆쪽으로 돌려주고 구토를 했을 때는 손을 넣어 입안을 깨끗이 해준다. 소변을 못 가릴 것에 대비, 허리 밑에 비닐을 깐다.

④119구급대가 올 때까지 병원 응급실의 당직의를 찾아 환자의 증상을 얘기하고 응급처치에 대한 도움을 청한다.

⑤평소 고혈압 증세가 있고 상담의사의 판단이 출혈성 뇌졸중일 경우, 가정용혈압계로 혈압을 재서 140/90이상이면 의사의 지시에 따라 혀 밑에서 녹여 흡수되는 혈압강하제를 쓰면 증세를 약화시킬 수 있다. 우황청심환이나 물을 함부로 먹이지 않는다.

◇증상따라 수술 미룰수도◇

▼병원으로 옮긴 뒤▼

병원에서 곧바로 수술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뇌경색의 경우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해제, 혈액을 굳지 않게 하는 항응혈제 등을 쓰면서 경과를 보기도 한다. 당장 수술이 필요하더라도 환자의 상태가 나쁘면 지혈제나 뇌압강하제 등을 쓰며 수술할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다.

따라서 보호자가 “빨리 수술을 해 달라”고 떼쓰는 것이 오히려 치료를 방해할 수도 있다. 뇌혈관치료는 치료해본 경험이 많은 의사일수록 좋다. 전문의 자격을 갖추고 5년 이상 뇌혈관질환을 담당해 본 의사를 찾도록 한다.

(도움말〓연세대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허승곤교수,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이광호교수, 서울중앙병원 신경과 김종성교수)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한방에선?◇

▼'뇌졸중 예방' 죽순이나 대나무즙 좋아▼

한방에선 뇌졸중을 중풍(中風)으로 부른다.‘바람 맞았다’는 뜻인데 이 때 바람은 급격한 변화가 몰아친다는 뜻.

중풍으로 갑자기 쓰러졌을 때 ‘응급치료’는 양방치료가 우선이지만 한방에서도 초기 전조증세 때나 재활 및 회복기의 치료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인다.

한방에선 ‘위기’를 넘긴 중풍 환자가 오면 우선 대소변을 잘 보게 하는 약을 처방하고 침과 뜸 등을 놓으며 물리치료도 한다. 환자가 오랫동안 누워 있어 욕창이 생길 우려가 크므로 2시간 마다 자세를 바꿔준다.

마비가 어느 정도 풀리면 당뇨 고혈압 등 원인이 되는 병을 처방한다. 경희대한방병원 조기호교수는 “한방치료제를 먹기 위해선 고혈압약을 끊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함께 복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뇌졸중이 우려되는 사람은 집에서 죽순이나 대나무 즙을 먹는 것이 좋다. 이때 대나무즙은 대나무 속 마디에 구멍을 뚫은 다음 대나무를 뜨거운 불 근처에 대어 흘러내리는 액체를 받는다. 또 하루 3∼5분 동안 태양 백회 풍지혈을 차례로 가볍게 눌러주면 대뇌동맥의 흐름이 원활해진다. 한편 고혈압성으로 쓰러졌을 경우 손가락 끝을 따서 피를 내는 것은 위험한 민간요법.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 치명적이 될 수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