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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1월 18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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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해외진출 불허라는 판결을 받은 현대 정민태(29)의 신세가 꼭 그렇다. 그는 경북 울진의 한 온천에 있다가 ‘불가판결’을 듣고 허탈감 속에 상경했다. 18일 그의 솔직한 심경을 들어봤다.
―작년엔 해외진출을 구단에서 반대했고 올해는 KBO가 반대하고 있는데….
“국내 프로야구에서 선수는 노예신분이나 마찬가지다. 신인지명도 그렇고 선수가 자기 뜻을 펼 수 있는 방법이 완전히 막혀 있다. 아무리 선수노조가 없다고 해도 너무한 것 같다.”
―규정은 규정 아닌가.
“사실 올해초 이사회에서 해외진출 자격요건이나 FA(자유계약선수)제를 만든 것도 다 구단들의 편의에 의한 것이었다. 당시 문제가 됐던 양준혁(해태)과 나를 옭아매기 위해 급조한 제도였다. 내가 구단으로부터 약속받은 시점은 지난해말이기 때문에 이사회가 열리기 전이었다. 수시로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바꾸는 규약이 과연 정당성이 있는가.”
―19일 강명구(현대)사장을 만난다고 하는데….
“구단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푸는 방법도 의논해 보겠다.”
―만약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면내년국내에서야구할생각이있는가.
“구단의 방침에 따르겠지만 현재로선 다시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