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이야기]르까프 운동화가 분노한 까닭은?

  • 입력 1999년 9월 30일 19시 42분


르까프 운동화가 화났다.

느닷없는 총탄 세례로 만신창이가 된 르까프운동화. ‘화났다’라는 문구와 함께 이빨을 드러내고 울부짓는다.

대체 무엇에 화가 난 것일까.

이 광고는 해외 유명브랜드에 완전히 점령당한 국내 스포츠용품 시장에 대한 분노와 반성을 표현하고 있다.

르까프를 생산하는 화승은 4년전 부도가 난 뒤 현재 법정관리 상태. 국산업체들이 잇따라 부도나면서 국산브랜드와 외국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6대4에서 3대7로 크게 역전됐다.

르까프 광고는 10대 소비자들의 시선을 붙잡기 위해 자기제품을 손상시키는 파격적 기법을 택하고 있다. 무수한 해외브랜드의 총탄 속에 내던져진 국산브랜드 르까프가 반성하고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광고 후반부에서는 빼앗긴 국내 브랜드의 위상에 화가 치민 르까프의 우렁찬 울부짖음을 통해 역경을 딛고 일어서 해외브랜드와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는 도전정신을 표현했다.

광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홍콩액션배우 성룡의 영화 CIA의 특수효과를 맡았던 세계적 전문가들이 특수촬영을 담당했다.

별도 모델 없이 운동화만 등장하지만 10만원대 고가신발을 100켤레 이상 사용하고 특수촬영을 하느라 제작비는 여느 광고보다 더 많이 들었다고. 독립광고대행사인 문화행동 제작.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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