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SBS ‘파도’서 열연 탤런트 김영애씨

  • 입력 1999년 9월 17일 18시 46분


“30대 초반만 되면 여성은 생활 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리고 ‘누구의 엄마’ 밖에 될 수 없습니다. 중년의 사랑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행운입니다.” SBS 드라마 ‘파도’(토일 밤8·50)에서 현숙 역을 맡은 탤런트 김영애(49). 극 중에서 젊어서 홀로 된 뒤 억센 생활력으로 삼남매를 키우며 ‘엄마’로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가 요즘 화제다.

이 드라마는 KBS MBC의 밤9시 메인 뉴스와 경쟁하는 편성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조사기관인 MSK의 조사결과 지난주 27.8%의 시청률로 전체 프로 중 8위에 올랐다. 드라마는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11월까지 2개월간 연장 방영될 예정.

극중 현숙은 윤사장(이정길 분)이 20여년의 기다림 끝에 첫사랑인 자신에게 다시 접근하자 애써 거부하는 몸짓을 보인다. 그러나 엄마의 속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머리 큰 자식들에 마음이 상한다.

“사랑은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죠. 주변에서 드라마를 모니터한 분들도 이젠 엄마가 자신만의 사랑과 인생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의견을 많이 보내줍니다.”

MBC ‘전원일기’ ‘그대 그리고 나’ 등을 집필하기도 했던 작가 김정수는 “김영애는 ‘모래시계’의 태수 어머니 역처럼 말이 아니라 눈빛만으로 연기할 줄 아는 몇 안되는 연기자”라고 말했다.

김영애는 “‘파도’가 연장되는 바람에 미리 계약했던 MBC 드라마의 출연을 포기했다”면서 “무엇보다 소리없는 다수 시청자가 중년 여성의 삶과 사랑에 귀 기울이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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