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경인일보 인수 이길여 길의료재단 이사장

  • 입력 1999년 8월 19일 19시 11분


주변에선 그를 ‘철(鐵)의 여인’이라고 부른다. 한번 마음 먹으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여장부이기 때문이다.

인천 길의료재단 이길여(李吉女·67)이사장.

그가 또 ‘큰일’을 벌였다. 지난해 12월 경기 성남의 경원대와 경원전문대를 인수한데 이어 이번에는 수원에 본사를 둔 수도권지역 최대 지방신문인 경인일보(60년 창간)를 인수한 것.

“신문을 통해 문화사업을 펴고 싶었습니다. 나름대로 지역사회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인수작업을 벌였습니다.”

이 이사장은 경인일보 대주주였던 성백응(成百應)전 회장의 소유주식(전체의 53%)을 76억원에 인수, 19일 열린 경인일보 이사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됐다. 여성으로는 처음 종합일간지의 경영주가 된 것.

전북 이리여고와 서울대의대를 나온 이 이사장은 58년 인천 동인천역 부근에 개인병원(산부인과)을 열어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뒤 78년 인천 길병원을 설립했다.국내 최초로 여성이 설립한 종합병원이었다.

80년대 후반 국내 10대 종합병원으로 성장한 길의료재단은 현재 전국에 8개 병원과 10개 전문 의료센터, 2500여개의 병상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결단력과 추진력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95년 6월 백령도를 방문했을 때 주민들의 딱한 얘기를 듣고 그 자리에서 적자투성이의 백령도 병원 인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평소 교육사업에 관심이 많던 이 이사장은 94년 말 인천의 경기전문대를 인수, 자신의 호를 따 가천(嘉泉)길대학으로 이름을 바꾸고 신명여고를 인수해 교육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 이사장은 97년 12월 인천 강화에 200억원을 들여 가천의대를 세운데 이어 지난해 경원대와 경원전문대까지 인수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이밖에 가천문화재단 가천미추홀청소년봉사단 가천인력개발원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95년부터 서울대의대 동창회장도 맡고 있다.

길의료재단 관계자는 “이 이사장은 신규사업을 계획한 뒤 필요한 경비를 계산해 미리 적금을 들 정도로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내 사전에 ‘실패와 안된다’는 말은 없다”며 “일에 쫓기다 보니 결혼도 못했다”고 활짝 웃었다.

〈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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