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여성건강]「여러 쌍둥이출산」기적? 불행?

  • 입력 1999년 8월 17일 19시 19분


97년에 일곱 쌍둥이가, 그 다음해에는 여덟 쌍둥이가 태어났을 때 기록적인 일들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은 이 아이들의 출생에 관해 자세한 보도를 해주는 대중 매체를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 아이들과 그들의 가족이 겪게 될 위험에 대해 신경을 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여러 명의 쌍둥이들은 대개 인공수정아들에게 많다. 여러 쌍둥이가 태어나는 경우는 아직 그리 많지 않지만 80년대 중반 이후 무려 네배나 늘었다.

여러 쌍둥이들이 겪어야 하는 위험은 때로 가혹하기까지 하다. 우선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조산으로 태어나기 때문에 폐와 내장의 감염 및 뇌출혈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쌍둥이가 아닌 아이들의 신생아 사망률은 1000명당 1명에 불과하지만 세 쌍둥이의 경우에는 1000명당 50∼100명이나 된다. 출생 직후의 어려움을 이기고 살아남는다 해도 이들은 살아가면서 뇌성마비나 발달장애 학습장애 신체장애를 겪는 경우가 많다.

보스턴대 건강법학과의 조지 애너스 교수는 “여러 쌍둥이의 출산은 반드시 피해야 할 일”이라며 “그것은 예방할 수 있는 재난”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러 쌍둥이의 출산이 불임 치료의 뜻하지 않은 결과라는 데 동의하는 의사들과 부모들도 윤리적인 문제와 감정적인 문제, 그리고 돈 문제 때문에 쉽사리 예방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높은 출산율을 기록함으로써 다른 클리닉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는 불임클리닉들은 한꺼번에 여러 개의 난자가 생산되도록 난소를 자극하는 약을 사용해서 여러 개의 수정란을 자궁에 이식하는 도박을 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들 역시 인공수정에 돈이 많이 들고 성공률도 낮다는 이유로 한꺼번에 여러 개의 수정란을 이식하는 데 적극적이다.

네 개의 수정란을 이식받아 네 쌍둥이를 출산한 마리안 존린 부인은 그렇게 소원하던 아이를 갖게 되어 기쁘다면서도 “인공수정이 의료보험에 해당되었다면 수정란을 두 개만 이식 받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물론 수정란을 이식한 후 초음파 검사를 통해 여러 개의 수정란이 잘 자라고 있음이 확인되면 그 중 일부를 제거함으로써 여러 쌍둥이의 출산을 막는방법이있기는하다. 그러나 이 방법은 도덕적 심리적인 부담이 너무크고모든태아를 다 위험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의사들은 수정 후 3일간 자란 수정란을 자궁에 이식하는 기존의 방법과 달리 5일간 자란 수정란을 이식하는 신기술이 쌍둥이의 위험을 줄이면서 임신 성공률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셰이디 그로브 불임 센터의 로버트 스틸만 박사는 이 방법에 대해 “수정란들이 다윈식의 자연도태를 통해 스스로를 정리하도록 하는 방법”이라면서 “가장 강하고 건강한 수정란이 살아남아 자궁에 이식되기 때문에 많은 수의 수정란을 이식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굿 사마리탄 메디컬센터의 존 앨리어트 박사는 인공수정에 사용되는 약들로 인한 여러 쌍둥이의 임신 가능성이 줄어들 때까지는 여러 쌍둥이의 조산을 적극적으로 막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일단 임신 30주를 넘기면 네 쌍둥이의 80%가 살아남으며 심각한 장애가 발생할 확률도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http://www.nytimes.com/specials/women/061399hth―women―fertilit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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