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그라프 『코트여 안녕』…그랜드슬램 통산22승

  • 입력 1999년 8월 14일 01시 59분


그랜드슬램 대회 22회 우승, 토너먼트 우승 107회, 88년 그랜드슬램에 올림픽금메달까지 목에 걸어 이른바 ‘골든슬램’을 사상 처음으로 일군 ‘테니스의 여제’ 슈테피 그라프(30·독일).

더이상 그가 코트에서 무시무시한 포어핸드 스트로크를 구사하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그라프는 13일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7년간 몸담았던 정든 테니스계에서 은퇴하겠다”고 공식선언했다.

그라프는 올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대회가 끝난 뒤에도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가 얼마안가 번복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라프는 기자회견에서 “당시는 내가 너무 경솔했다”며 “내가 테니스에서 하고 싶었던 것을 모두 이뤘기 때문에 바로 지금이 내가 떠날 때”라고 말해 이번 결정이 ‘진짜’임을 강조했다.

13세이던 82년 사상 최연소로 세계랭킹(124위)에 등장한 그라프는 86년 당시 ‘대스타’ 크리스 에버트를 누르고 여자테니스협회(WTA) 투어에서 첫승을 올린 뒤 이후 신기록제조 행진에 나섰다.

87년 프랑스오픈에서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를 누르고 우승해 그랜드슬램 대회 첫 우승을 한 그라프는 이후 윔블던 7번, 프랑스오픈 6번, US오픈 5번, 호주오픈 4번으로 그랜드슬램 대회 통산 22승이라는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세웠다. 377주동안 세계랭킹 1위를 지켜 이 부문에서도 신기록.

그라프는 최근 3년동안 잦은 부상으로 그랜드슬램대회중 올해 프랑스오픈 우승이 유일할 정도로 부진했다. 그러나 그라프는 아직도 당당히 세계랭킹 3위.

“은퇴 후 가장 하고 싶은 것이 테니스라켓없이 비행기여행을 떠나는 것”이라는 그라프는 자신이 세운 마케팅회사 경영과후진양성에 힘쓸 예정이다.

〈전창기자·하이델베르크AP연합〉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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