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아디다스컵]'5순위'입단 양종후, 수원 보배로…

  • 입력 1999년 8월 6일 19시 05분


97년말 한일은행 축구팀이 해체된 뒤 지난해초 양종후가 프로팀 수원 삼성에 5순위로 입단했을 때다.

김호감독은 윤성효 2군트레이너에게 양종후의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훈련시키라고 특별 지시를 내렸다.

김영선과 허기태가 지키는 중앙수비라인은 몸싸움이 심해 부상도 잦고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기도 쉽다. 이에 따라 1m85, 80㎏의 건장한 양종후가 비상시 대체요원으로 제격이라고 보고 영입한 것.

내성적인 성격이라 팀 적응에 무척 애를 먹었다는 게 구단 관계자들의 기억. 그래도 워낙 성실해 김감독의 요구 사항을 익혀 나갔다.

그 노력의 열매가 마침내 영글었다. 김영선이 갈비뼈, 허기태가 무릎을 다쳐 양종후로서는 마음놓고 뛸 수 있는 기회가 온 것.

지난해 단 4게임, 그것도 전 경기를 뛴 건 단 한번이었던 그가 올해는 정규리그 13경기 모두를 포함해 18경기에 출전했다.

수원이 정규리그에서 최소실점(10점)으로 단독선두를 달리는 건 든든한 ‘지킴이’ 양종후가 있었기 때문. 그는 5일 열린 부천 SK와의 99아디다스컵에서도 몸을 던져 수차례 실점 기회를 막았다. 이를 지켜본 김감독은 “김영선 허기태가 돌아와도 양종후의 자리를 뺏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후는 전체 수비를 조율하는 능력은 떨어지지만 맡은 임무는 꼭 이루겠다는 투지가 남다른데다 수비수에게 중요한 헤딩력이 뛰어나 큰 기대를 모으고있다.

김감독은 “현재 24세로 아직 경험이 필요하지만 자질이 뛰어나 장래성이 밝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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